지난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충청북도 청주와 충주, 청원 지역에서 제 25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렸다. 선수와 임원 등 2,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의 대회로 특별히 이번 대회에는 현재 IOC위원이고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빌 클래번씨가 참가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규모도 2,500명으로 장애인 참가자에게 일대일 지원을 하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뿐만 아니라 예전 대회와는 달리 도심 곳곳에 걸린 현수막과 각종 깃발은 장애인체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따뜻한 미소를 맞는 대회 관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편한 상태에서 대회를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대회 개최 전부터 대회 참가 선수들이 장애인체육진흥기금과 선수촌의 문화관광부 즉시 이관을 주장하며 정부로부터 받은 훈포장을 반납하고 대회 저지를 선언했고, 개막식이 열린 지난 10일 대회장 밖에서는 대회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강행했다. 물론 경찰에 의해 집회는 봉쇄되었고 주경기장인 청주종합경기장에서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이원종 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막식이 치러졌다. 대회에 참가한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은 말한다. 장애인을 위한다고 대회를 개최하면서 쓴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정부와 주최측의 무성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회 운영에 있어서도 전국규모의 체전인지 장애인단체의 운동회인지를 구분하기 힘든 모습들이 대회 곳곳에서 눈에 띤다. 청각장애인들의 유도경기장에서는 수화통역사가 나타나지 않아 대회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그것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대회 내내 이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일부 심판들은 장애인 경기 관련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해 참가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장애 정도 분류에 있어서도 각종 소청과 항의로 경기지연이 비일비재했고 이러한 사항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참가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이제 모든 대회는 막을 내렸다. 국민들과 장애인들의 관심들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나 대회를 개최한 관계자들이 대회를 마친 해방감의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내년 대회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문제점을 되짚어 보는 새로운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