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읽는 성서를 연구함에 있어,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면 또 다른 풍부한 체험을 하게 된다.
하여, 실험적인 공동체성서연구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도 시도해 본다.

1. 그림으로 하는 성서연구
2. 몸말을 통한 성서연구
3. 열쇠말 찾기를 통한 성서연구
4. 대조표 만들기를 통한 성서연구


실험교실 2 : 몸말(마임)을 통한 성서연구

(지난호에 이어서)

우리가 십자가를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다.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신 예수를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과 맨손이라도 서서 십자가의 모양으로 팔을 벌리고 생각하는 것을 비교해 보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맨손을 들고 서 있을 지라도 아픔이 점점 더해온다. 하물며 예수께서는 못 박힌 채 십자가에 달리신 그 아픔이 어떠하였는가를 보다 실감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마임을 통하여 성서연구를 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몸말의 기본동작을 함께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줄 안다. 함께 일어서서 땅 바닥에 있는 새털을(가상적으로) 주어보자. 다음에는 조약돌을 주어본다. 그리고 나서 무거운 트렁크를 들어 보자. 이 때는 실제의 무게를 의식하면서, 다시 말하면 ‘무거운 트렁크’를 드는 힘과 맞먹는 힘을 써서 들어 볼 때 가장 충실한 몸말이 된다. 종도 쳐보자. 학교 종과 같은 작은 종에서 커다란 교회 종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를 쳐 보는 것도 연습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구체적인 동작을 지어봄으로써 몸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추상적인 것까지 표현해 보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두려움을 나타내는 몸말, 기쁨 또는 해방감을 표현하는 몸말도 시도해 보자. 우리는 찬양을 할 때 두 팔을 벌려 높이 쳐든다. 이것이 바로 훌륭한 몸말이다.

이제 몸말을 통한 공동체 성서연구를 한다. 먼저 요한복음 13장 1-8절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예수”를 본문으로 택한다.

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2 저녁을 먹을 때에, 악마가 이미 시몬 가룟의 아들 유다의 마음 속에 예수를 팔아 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담아다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른 수건으로 닦아주셨다.
6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었다. 이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내 발을 씻기시렵니까?"
7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네가 알지 못하나,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
8 베드로가 다시 예수께 말하였다.
"아닙니다. 내 발은 절대로 씻기지 못하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

(1) 먼저 본문을 자세히 읽는다. (해설자 즉 나레이터, 예수 그리고 베드로의 이야기 부분을 세 사람이 맡아서 입체적으로 읽으면 더욱 좋다)
(2) 2-3분 동안 명상을 한다.
(3) 대야에 물을 담아다가 두 사람씩 나와서 서로의 발을 씻긴다.
(발 대신 손을 서로 씻겨도 좋다. 예수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구두나 양말이 없었기 때문에 발을 씻겼지만……. 오늘날에는 손을 씻기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타당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