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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논리와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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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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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신앙이 일종의 확신으로 묘사되거나 신앙인들 가운데 스스로 믿음이 충만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너무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들이 믿음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어둠 속에서 휘파람을 부는 사람들처럼, 인생의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몰라서 느끼는 불안 같은 것은 직면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신앙을 정확히 과시하려는 듯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잔인하리만큼 자신에게 정직하게 살면, 우리는 실존적인 불안의 핵심을 통과하여 피안에 가서 신앙을 찾게 된다. 신앙은 현실로부터 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대담하게 그리고 명백하게 직면함으로써 불안이 터져 나와서 결국은 잔잔히 가라앉히는 굴복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은 오우너의 매뉴얼도 없고, 온갖 것을 다 믿는 사람들과 섞여 살고, 고비마다 위협하는 위험한 세계 속에서 사는 것이다. 염려하며 어느 정도 불안해하는 것이 말이 된다. 그럼에도 자신의 신앙을 과시하며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은 이런 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듯이 나타내 보이거나 아니면 그것을 만용으로 덧 씌어 위장하듯이 내보인다. 내 생각에는 교회가 거짓 확신을 벗어 던지고 의미와 가치관의 어려운 문제를 절대적인 정직성으로 직면하기만 한다면, 하룻밤 사이에 변화할 것이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나는 역시 또 다른 차원의 믿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의 자녀들이 나의 과잉보호적인 간섭 없이도 인생을 잘 헤쳐 나가리라는 것을 믿어주어야 한다. 내 자신의 노이로제가 그들을 인생살이의 불구자로 만들지 않을 것임을 믿어야 한다. 나는 나날이 가족들이 한 치씩 앞으로 나아가는 세월 속에서 나의 판단을 믿어주어야 한다. 나는 어떻게 해야 최고의 부모가 될지를 모르기 때문에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는 이런 믿음이 필요하다. 신앙과 떼어놓을 수는 없어도 때로는 밤을 지새우게 하는 이런 믿음이 필요하다. 어떤 전승이나 신앙체계와 상관없이 가정생활은 그 나름대로 내재적인 영성이 있는 법이다. 거기에는 전통이 있고, 의식이 있고, 미스테리가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부모는 가정 영성의 사제이며 여사제이다. 내가 부모로서 충실하다면, 그것이 곧 내 신앙에 한 조각을 덧붙인 셈이 된다. 부모들이 자기네 자녀들이나 가정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에 대하여 믿음을 못 갖는다면, 그들의 신앙은 그만큼 약화된 것이고, 자녀들은 믿고 의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사람들은 늘 자녀의 영성생활을 어떻게 키우며 양육할 것인가를 알고 싶어한다. 내 생각에 시작하기 좋은 방법은 신용과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삶에 대한 이 같은 자신감은 달달 외워서 배우거나 아이들에게는 의미도 없는 종교교육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영성의 기초가 될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이 어린이들에게 믿음을 가지면, 어린 사람들은 그런 믿음을 마치 전염병에 걸리듯 지니게 된다. 그들은 장애물을 다루는 법과 자신감을 인생을 직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종류의 믿음을 주는 것이 어떤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주요한 형태의 봉사이며 또한 주요소가 된다. 그렇다. 이것은 심리적인 신뢰이다. 그러나 이 책의 명제 가운데 하나는 심리학이 영성과 뒤얽혀서 때로는 기초가 되기도 하고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정서적 신뢰는 진솔하게 영성적 신앙으로 이어진다. 가르침 속에나 생활 속에서 개인적 신뢰에 근거를 두지 않은 믿음은 영혼을 어지럽힌다. 속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지나치게 강하게 주장하면서 남에게 강요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에 있어서 경직되어 있고, 결과적으로 호전적으로 된다. 내가 심리치료에서 만나는 가장 어려운 사람들은 어떤 영성체계든 너무 강하게 믿는 사람들로서 사상이나 자신들을 탐구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의 신앙은 경직되어 있고 부스러지기 쉬운 그런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자신들이 옳다는 것을 더욱 더 확신하고자 하는 것뿐인 것처럼 보인다. 내가 그런 계획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으면, 우리가 논쟁을 하게 되든가, 그들이 자기 나름대로 상황 판단을 하고는 자리를 뜬다. 나이브하거나 맹목적인 신뢰가 아니라 경험을 통하여 다듬어진 믿음처럼, 삶에 대한 신뢰는 필수적이다. 그런 종류의 믿음이 부족할 때 생기는 특별한 문제가 있는데, 이를테면, 편집증이나 냉소주의 같은 것이다. 그들은 영성 집단 속에서도 세속적 문화 속에서도 발견된다. 믿음의 부재는 단순한 간격이 아니다. 그 형태는 노이로제나 정신병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데, 그것은 믿음 없는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 편집증은 선악에 대한 종교적 통찰이 없을 때 나타난다. 우리가 성격의 복합성을 가려낼 수가 없어서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악하다고 가정한다. 우리는 자신에 대한 통찰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자신이 무지할 수도 없고, 어떤 나쁜 일을 할 수도 없다고 믿을 수 있다. 그래서 악은 형식적으로 돌리고 우리는 희생된 순수한 선함과 우리를 동일시한다. 이와 같은 패턴이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덕목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촉구하는 영성적 가르침과 꼭 들어맞게 할 수 있는지가 명백하다. 심리치료사로서 나는 안다. 편집증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위험하고, 뚫고 갈 수 없는 상태이며, 갖출 것 다 갖춘 자기 보호막으로서 종종 맹렬하고 전투적이다. 편집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력이나 성찰의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가지 렌즈로만 보는데, 그 하나는 어김없이 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어떤 사실을 이 편집증에 끌어대든, 그것은 고집스럽고, 요지부동이고, 추하다. 편집증적인 사람은 자신이 사악한 의도 때문에 생기는 완벽한 희생자라고 자신을 본다. 어떤 면에서 보면, 편집증은 나르시시즘 보다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자신이 희생자라는 데 강조점이 있다. 편집증 환자들과 일하면서, 나는 그들이 세상에서 악을 감지하는 것이 그들 스스로 위협적인 인물로 나타나게 만드는 효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발견하였고, 그 위협이 나에 대한 것임도 느꼈다. 나는 종종 자다가 겁에 질려 깨는데, 십중팔구는 나의 환자가 나를 죽이려 하는 것을 본 악몽에서 깨어나거나, 때로는 환자 가운데서 실제로 나를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느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사람은 내가 몹시 좋아했지만 사람을 으스스하게 그들의 편집증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불편하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자신들에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예 상상할 수도 없다. 그들은 내가 자신들을 어떻게 해치려고 하였는가에 대한 각가지 괴기한 생각을 하는 쾌감을 즐겼다. 만약 내가 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거부하려 하면, 그들은 단순히 내 말을 비틀어서라도 내가 나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듯이 증거를 부풀리려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아래서 보나 위에서 보나 어쨌든 우리는 서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편집증의 버전은 사회 속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데, 거기서도 그런 병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다른 인종, 민족이나 종교에서 악에 대한 온갖 생각을 즐기며 산다. 그들은 누구라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는 사람이면 다 불신한다. 이렇게 들끓는 편집증은 쉽게 퍼지며 공포의 풍토를 조장한다. 그 뿌리가 깊을 뿐 아니라 이성이 뚫고 들어갈 수가 없고, 선의나 정확하다는 환상으로 위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제임스 힐먼이 편집증 속에 있는 종교적 문제를 분석한 일이 있다. 그가 말하기를 편집병 환자는 공기에 가득 차 있으며 날마다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정신들, 이를테면, 공포심, 질투심, 경쟁심이나 그밖에 수많은 다른 정신들에 대한 상상력이 없다고 한다. 이런 것의 리얼리티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환자는 이런 정신이 다른 사람들의 인격으로 화한 것으로 만 상상한다. 다른 사람들은 무식하고, 가치가 없고, 악을 행할 능력이 있을 뿐이라고 본다. 악에 대하여 이미지를 부여하는 데 대한 관심을 이미 상실하였다는 것이 서구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문제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영화에서 악한 인물이나 잔인무도한 파괴를 통하여 그런 문제가 일종의 스타일화 한 것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은 단순히 우리의 상황을 제시할 뿐이다. 우리는 목전의 악에 의하여 최면 걸린 상태로 앉아 있기는 하지만 악이 우리의 세계 속에 실존하는 것으로 상상하도록 이끌리지는 못한다. 이런 영화들은 우리가 더 깊이 성찰하도록 끌지도 못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능력을 실제화 한 인도의 여신처럼, 우리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제시하지도 못한다. 그들은 거의 항상 치유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증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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