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2008

 

 

 

 

 

 

 

 

 

 

 

 

영혼의 논리와 언어

 

영혼의 종교(The Soul's Religion) (47)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

토마스 무어 지음






 


Ⅵ. 로맨스

이름 없는 신에 대한 심오한 역설에서 나오는 의식이 있는데, 그것은 사물의 중심에서 맥박이 뛰는 현존에 대한 점점 커지는 의식이다. 세계는 더 이상 문자 그대로 공허한 것도 죽은 것도 아니다. 상상력이 의미와 가치를 향해 나갈 길은 가리키는 자리가 되는 매혹의 상태로 생명이 돌아온다. 여기의 이런 표현은 꿈꾸는 듯 하지만 친숙하다. 우리가 미스테리에 가까이 머물지만 그것을 표현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이 시점에서 종교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되며 그것을 통하여 영혼이 영과 재결합한다.

이런 일에 적합한 ‘신학자’들을 서양 문화에서 찾자면 윌리엄 블레이크, 헨리 데이빋 소로우, 에밀리 딕킨슨,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각기 절묘한 관심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영성의 영역을 탐구하였다. 그들은 각기, 신학자가 그러하듯이, 궁극적인 문제를 성찰하였으나, 추상적으로가 아니고, 인간 개개인에 대한 뜨거운 동정심도 없이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각기 사회로부터 바보로 조소되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한 발 벗어난 것 같으면서도 미스테리에 가까이 다가선 로맨틱한 사람들의 모델을 우리에게 제시해 준다.

만약에 철학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면 신학이 어떻게 될까? 만약에 우리가 추상적인 범주나 정의를 공부하는 대신에 위대한 문학과 예술, 그리고 수많은 영성 전통의 인물들과 종교의식을 연구한다면 어찌 될까? 우리가 종교나 영성 생활을 감상적으로 보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지만, 강조점이 순수한 지적 내용에 주어질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중의 한 면을 보게 될 것이다.



과학이 더 물질적으로 될수록
나는 더 많은 천사를 그리리라.

에드워드 번 존스

23. 종교의 로맨스

종교와 영성의 많은 전승이 위대한 이야기와 마음에 어른거리는 시와 심오한 신비주의로 가득할지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종교를 신앙의 체계로, 그리고 영성을 더 높은 고등의식으로 생각한다. 과학이 지식의 주인이 되어 내면생활의 중요성도 식별하고 통찰과 직관과 상상의 가치를 측정하는 시대에 종교는 어렵다. 초월에 대한 강조는 영성의 영혼과 종교의 로맨스를 대가로 지불하고야 가능하다.

20여 년 동안 나는 여러 곳에서 개업하고 심리치료를 하면서 작은 방에 앉아서 살았다. 그러면서 나는 내담자가 사로잡혀 있는 미스테리에 매혹되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서 함께 헤쳐 나가는 노력을 기울였다. 마사추세츠에서 나는 작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19세기식 스튜디오를 빌렸는데, 바닐라와 향신료를 파는 가게의 일부였다. 집주인은 내가 쓰던 작은 치료실 밑에 있는 지하실에서 바닐라를 만들어 통에 담았는데, 증발하는 아로마가 내가 있는 공간으로 스며들었다. 킁킁 콧소리를 낸 내담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그들은 내 진료실 밑의 지하세계에서 달콤한 연금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을 하였다. 한편 달콤한 향유가 있는 우리 치료실 위의 작은 방에서는 사람들이 이혼하며, 그들의 인생을 위험하게 실험하고, 가정폭력 문제를 다루고, 암 때문에 너무 일찍 죽는 사람들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나는 앰허스트로 차를 몰고 가서 또 다른 작은 방에서 열심히 치료하였는데, 그곳은 현관을 작은 응접실로 꾸며 놓은 것이었다. 양 쪽 작은 방의 소박함은 내면생활을 강조하며 주의를 산만하게 할 것이 별로 없게 하려는 내 욕망을 충족시켜 주었다. 그곳에서도 즐거운 거리 Pleasant Street라 불리는 아름다운 길에 강렬한 드라마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어떤 의미로든지 나는 평생에 한번도 영웅적인 인물이 되어 본적이 없다. 나는 늘 반영웅 antihero을 기리고, 나와 동일시하며, 뭐라도 성취한 것은 별로 없고, 모험보다는 공백 속에서 더 많이 산 그런 사람이다. 나는 종종 나 자신이 쓰레기통에 걸터앉아서 고독을 즐기던 베케트 같은 인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면에서 볼 때 뭔가 상상의 세계에서 기사가 되어 심리 치료를 수행하는 일에 개재된 도전과 정서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 내가 감정의 전쟁터에서 서 있다고 느끼거나, 느낌과 환상의 우거진 숲 속을 헤매는 동화의 주인공처럼 느낄 때가 많았다.

 

 

 

 

 

 

 

 

 




120-802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152-28 2층   Tel 02)312-6803, Fax 02)374-7277
  cbsi@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