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오아시스 참가자들의 자기 관찰 내용을 연재한다. 실제적인 경험 나눔을 통해 독자들이 에니어그램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기 바라며….

[ F의 경험 ]

1. 에니어그램을 통해 길어 올린 것

● 현재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아이들이 만들거나 타인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 안에 반응하는 에고의 작용임을 안다.

2. 깨달은 것

● 외부에서 문제점을 찾지 않고 나를 멈추고 바라보면 내 안에 문제를 풀 실마리가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3. 떠오른 물음

● 자동 반응하는 생각과 반응을 멈추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더 많은 생각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
● 어린 시절의 내 기억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F는 자신이 2번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평가지에 ‘현재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가장 먼저 언급함으로써 가슴형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2번 유형이 느끼는 육아 경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료된다.

그녀는 참가신청서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면서도 가족에게 함부로 말하고 쉽게 마음이 상한다’고 기록하였다. 3번 날개를 가진 2번 유형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타인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그는 친절하고 능력 있고 매력적으로 적응하며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육아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에게 끝없이 주어야만 하는 소모적인 작업처럼 보인다. 많은 엄마들이 여기에서 지치고 힘들어 한다. 2번 유형의 엄마는 더 그럴 수 있다. 타인을 끌어들이고 압도해야 만족하는 불건강한 2번은 철없는 아이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F는 이 문제의 실마리를, 외부 상황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에고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올바르게 찾아내고 있다. 에고의 반응을 멈추면, 육아는 소모적인 전쟁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은 내 삶을 빼앗는 악마(?)가 아니라 오히려 풍성하게 해주는 천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 모임에서 F는 이런 고백을 했다. “신이 아이들 눈을 통해서 말씀하신다!” 얼마나 놀라운 반전인가? 육아에 지쳤던 그녀가 아이들 눈을 보면서 신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은 육아의 다른 차원을 발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의 얼굴은 밝아지고, 편안해지고, 가볍고, 웃음이 많아질 것이다.

F의 물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반응을 멈추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더 많은 생각’이다. 명상의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명상을 하면 할수록 결코 고요할 수 없는, 소란한 자기 마음을 발견한다. 그 소란한 마음이 바로 내가 명상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소에는 그 소란함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살았으니까. ‘더 많은 생각’은 자기 관찰에서 오는 당연한 현상이다. 오히려 그 소란스러움을 자각하고 또 다시 관찰로 되돌아가노라면, 자동생각은 점점 스러져가게 된다.

[ G의 경험 ]

1. 길어 올린 것

● 안전함, 사랑받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 홀로 있음을 진정으로 용기 내어 즐기겠습니다.
● 너무나 잘 어울리고 말 잘하는 관계 좋은 사람일지라도...오히려 격정을 숨기기 위해서 말하고 오버해서 행동한다.
● 춤은 박자가 중요한 게 아님^^

2. 깨달은 것

● 죄책감에서, 책임감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로 살면 된다는 빛을 보았습니다.
● 아이 키우면서 너무나 힘들었는데 무한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 내 모습 나로 살기가 가장 중요한 보기임을...

3. 떠오른 물음

● 미리 에니어그램을 읽어 보고 숙지하고 왔으면 이해가 더 빨랐을 것을...
● 오아시스 후 지금 여기에 어떻게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4. 바라는 것

●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가족 힐링 프로그램).
● 부모와 함께 오고 싶은데 내용이 조금 어려울 수 있어서 내가 더 공부하고 도와드려야겠다.
● 심화학습의 중요성 인지

G는 6번 유형이다. G가 작성한 평가서는 정갈한 글씨로 꼼꼼하게 내용을 꽉 채우고 있다. ‘안전’을 추구하는 6번은 글씨도 그림도 안정되고 정갈하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관계이다. 아이, 가족, 부모가 언급되고, 가족을 위해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려고 한다. 가족을 부양하려는 이런 책임감과 그에 따른 죄책감도 6번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G는 자신의 성장을 ‘홀로 있음’과 ‘나 자신으로 살기’에서 찾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성장을 주로 ‘공부’와 ‘심화학습’을 통해 하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6번 유형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신뢰하고 자신을 맡기는 믿음이 필요하다. 공부를 통해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믿음으로 자신을 맡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홀로 있음’이란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의 당당함과, 세상 속에서 세상을 초월하는 참된 자유와, 우주 만물과의 온전한 일치를 통한 통전성을 의미한다. 이해되지 않기에 삶은 신비요 감추어진 보물이다. 가진 모든 것을 팔아 그 감추어진 보물을 사려고 하는 용기가 6번의 삶을 변화시킨다. G는 에니어그램 오아시스 교육 기간 중 자신의 별칭을 ‘용감한 맘’이라고 지었다. 박자를 맞추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춤을 맘껏 출 수 있는 용감한 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