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진부한 말 일 수도 있고, 어쩌면 새로운 단어 일 수도 있다. 세상이 창조 되던 한 처음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한 번도 우리 곁을 떠나 본 적이 없는 말이다. 온 우주 만물이 사랑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맞물려 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해를 맞으면서 다시 한번 그 사랑 앞에 겸허히 서고 싶다. 새해 아침에는 언제든지 방송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올해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러면 대부분, 식구들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는 말을 한다.

사랑은 물론 가지가지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식구들을 사랑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자신이나 식구들을 제대로 사랑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공동체적인 사랑을 무시해서는 안되겠다. 사회나 국가가 안정을 얻어야 개인의 행복도 안정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을 사랑하는 만큼 국가도 사랑해야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정을 사랑하는 사랑과 국가를 사랑하는 사랑이 좀 다른 것 같다.

가정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는 그 가정을 위해서 자기의 있는 정성을 다 바치는데, 국가의 사랑에 대해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좀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많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그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누가 알아주거나 말거나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소신껏 일하는 사람들이다. 해방 후에 60년대에는 무역하는 사람들이 밤을 새고 일하며 몸을 바쳤다. 20세기에는 머리를 써서 lT 산업을 일으켰다. 이제 21세기에 들어 와서는 마음으로 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한다면 우리나라 앞에는 더 큰 복이 오지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좀 모자라는 점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때에는 그것을 얼른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에서 교통체제를 바꿀 때의 일을 예로 들 수 있다. 첫날부터 며칠동안 TV에 나타난 시민들의 반응은 불편하다는 것들뿐이었다. 서울 시장에게 불만을 터트리는 일들이 있었다. 처음 하는 일이니까 불편한 것을 조금 참고 보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통이 잘 돌아가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혹평을 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갈아 탈 때 시간절약, 돈절약이 되어서 너무나 좋다고 말들을 한다. 며칠만 참고 견뎌 보았더라면 잘 만들어진 교통체계에 대해서 그렇게 혹평을 하지 않아도 되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일이 조금 안되면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잘한다. 나는 어렸을 때에 ‘엽전들이 뭐하냐?’ 하는 말들을 참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가 참 나쁜나라인줄 알았었고, 우리나라에서 태어 난 것을 슬프게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어른 이 된 지금 나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을 큰 복으로 생각한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자신을 비하할 뿐만 아니라 남을 무시하는 것도 참 잘한다. 중국 사람들에게 ‘뙈놈’ 이라고 하는 것이나, 일본 사람들을 ‘쪽바리’ 라고 하는 것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격을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도 그렇다.

또한 지나간 역대 대통령이나, 현재의 대통령을 비하하는 유모어가 너무 많은 것도 그렇다. 대통령이 잘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걱정하는 태도이기 보다는 그냥 남을 무시하면서 즐기는 태도로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대통령을 무시하는 말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심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는 진정한 사랑이 숨어 있기도 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그 사랑이 튀어 나온다. 3.1 만세 사건, 4.19 , 6.29 , 88올림픽, 월드컵축구, 이럴 때에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뭉쳤다.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서로를 격려하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갈까를 의논하곤 하였다.

이렇게 새해에는 우리에게 있는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어떤 측면을 살려야할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기 가정을 돌보는 마음으로 나라를 돌보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한다고 생각이 된다면 국민들이 함께 잘 하도록 도우는 기운을 모아 줄 수 있지 않는가! 잘 못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 어느 대통령보다 잘하고 있는 측면도 알아볼 수 있어야한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잘 못할 때에는 아들, 딸들이 아버지에게 사랑을 가지고 조언도 하며 아버지가 잘 하도록 기다리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가 나라에 대해 그 어떤 사람이나, 어떤 조직을 생각할 때에는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어야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가 나쁘다는 말을 하는데, 경제가 좋아지거나 빈부의 격차가 없어지기 위해서는 정치를 잘 하는 것도 필요하거니와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나눔도 필요 한 것이다. 경제가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잘 못하는 정치를 헤쳐가기 위해서 원활한 경제활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 까?

국가가 어떻게 해주지 않기 때문에 관망하면서 복지부동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나라를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이번, APEC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허락된 복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정부패가 없어지고, 잘 사는 사람만 계속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없는 사람들도 기를 펴고 살 수 있고, 자유롭게 말 할 수 있고, 외국 사람과도 과거에 억매이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게 견주기도 하며 또한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고 있는, 그런 복, 말이다.

그리하여 21C에는 그 어느 때에도 해보지 못했던 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 마음을 열고 다른 나라와 함께 사이좋게 사는 세상을 이루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때에는 그 대통령이 참 잘 한 것이 많다고 말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어느 대통령에게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해주었던가! 이것은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한번 우리 속에 있는 사랑을, 국가를 위해 펼친다면, 나라도, 가정도, 나도 한번 살아 볼만한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 서로에게 잘 하고 있는 것들을 인정해 주며, 그것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세상을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