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6

 

 

 

 

 

 

 

 

 

 

 

 

  말씀과 삶의 뜨락

 

 

 

 

 

 

 

 

 

 

 

 

 


글쓴이

:

남 재 영


목사, 대전빈들교회
에니어그램 영성수련



우 철 영

목사, 송북교회
공동체성서연대대표
woowcom@hanmail.net








 

이별가

남재영

자신을 다 털어 내고
스스로 가난해진 가을나무가
내게 고백하게 했습니다.
다시 사는 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내딛는 그 걸음걸이가 얼마나 치열했나를.

그 아래, 켜켜이 누워있는 낙엽들에서
당신이 허락한 내 사는 날들도
언제나 푸른 계절로
풍성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로스기념관 앞동산에서
수북하게 쌓인 참나무 낙엽을 깔고 앉아
당신에게 올리는 내 기도는
양파껍질을 벗기듯이 그렇게 허물을 벗어야 했고
벌거벗은 알몸을 스스로 드러낸 가을나무처럼
그렇게 수없이 많은 나와 이별을 다짐해야 했습니다.
자신을 죄다 털어버린 가을나무처럼

내 기도는
<격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동안에
내 무의식과 동행하며 죄의 길로 가고 있던
헤아릴 수없이 수많은 나를 떨쳐 보내며
이별가를 불러야 했습니다.





평택에 웃음꽃이 피어나게 하고 싶습니다.

우 철 영


새해가 밝았나요? 평택에도 새해가 밝았습니다. 미군기지 확장 이전 문제로 삶의 터전을 또 다시 송두리째 잃게 된 이웃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찬바람에 날리고, 그분들의 한숨과 분노와 피맺힌 절규가 텅 빈 들녘에 얼어붙던 12월을 뒤로 하고 야만의 땅 평택에도 새해가 밝아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평택에는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 중에 일은 두말할 나위 없이 ‘미군기지확장이전에 따른 여러 문제’였습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은 평택지역에 삶의 문화와 환경, 교육과 경제 등 모든 부분에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또한 한미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과 동북아의 평화문제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평택에 쏠렸었습니다. 평택은 “미군철수! 미군기지확장이전반대! 토지강제수용반대!”, “한미동맹강화! 미군기지이전환영! 평택발전!” 등 이런저런 구호들이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입장에 편승하여 난무하는 현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상처를 주고 짓밟지 못해 안달이 났었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각박한 세태만큼이나 굳어졌고, 저녁에 길을 걷다보면 음식점이나 술집마다 마치 울화를 씻어내려는 것처럼 목에 소주잔을 쏟아 붓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새해에는 어떤 일들이 또 우리 평택지역에서 일어날까 한편 걱정도 되지만 하늘의 평화가 주님께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곳 평택에도 임할 줄 믿습니다.

하나님의 평택사랑은 극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세우신 교회를 이 도시 곳곳에 세워주셨습니다. 그리고 평택시민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전하게 하시어 시민 중에 많은 이들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이 평택지역에서 ‘공동체인’과 ‘공동체교회’와 ‘공동체사회문화’를 지향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을 특별히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부름 받아 나선 송탄성서공동체 가족들이 함께 모여 말씀을 나눌 때에, 주님께서 로마제국의 식민 지배를 받는 백성들의 그 참혹한 삶의 자리에 오셔서 슬픔과 절망 중에 있던 사람들의 가슴마다 평화와 사랑의 씨앗을 심어 주셨듯이, 서로 돌보고 서로 보듬으며 하늘 뜻을 따라 모든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 더불어 평화와 사랑의 길을 열어 가야 할 것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지난해에는 우리 송탄,평택성서공동체가 중심이 되고 지역에 뜻을 같이하는 교회들과 연합하여 평택기독교교회협의회 PNCC를 이루며 맡겨진 평화의 사도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그리스도의 형제들과의 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평택기독교평화연대’를 구성하여 ‘토지강제수용반대’와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 SOFA개정’과 ‘속빈강정인 평택지원 특별법 개정’을 위해 일하게 하셨습니다.

새해에도 보다 입장을 분명히 하여 지역의 모든 기독교 단체들과 연대하여 지속적으로 일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연대하여 일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새해에는 슬픔과 절망의 탄식이 분노의 불길이 되어 더 이상 우리 선량한 이웃들의 가슴을 불태우지 못하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지역 사회에서 울부짖음이 멎게 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어나게 하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약속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백성 주님의 성도들이 망령된 데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구원은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있으니, 주님의 영광이 우리 땅에 깃들 것입니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입을 맞출 것입니다. (시 85:8-10)

시편 85편의 기자가 말하듯이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망령된 데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평택지역과 이 나라에 평화를 주실 것이고, 하나님의 영광이 깃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전국의 공동체성서연대 가족 여러분,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새해에도 우리가 깨어있는 마음으로 함께 일어나 평택지역에 그리스도의 빛을 발할 수 있게 격려해주십시오. 하늘 뜻을 담아내고 나눠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아울러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우리의 후원자가 되어주십시오. 끝내 평택과 이 나라의 아름다운 미래가 되도록 우리의 손을 꼭 붙잡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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