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는 여러 가지 악기가 모여 하모니를 내는 멋이 있다. 멋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각 악기가 개인의 기량을 닦아가지고는 함께 모여 맞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것은 공식이며 의무이다. 어떨 때는 자기 악기가 연주할 차례가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의 연주하는 것을 보기도하고 자기의 차례까지 기다리면서 환경을 익혀야한다. 각 악기의 연주자가 아무리 최고의 실력이 있다고 해도 합주 할 때에는 같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야한다. 지휘자는 베토벤의 합창을 택했는데 그것보다 할렐루야가 더 성스럽다고 어떤 연주자가 그것을 연주한다면 오케스트라는 되지 않는다. 아니, 그 오케스트라는 깨어질 것이다.

나는 공동체운동을 하면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특히 각자의 의견이 너무 많은 것을 보는데 그것도 의견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결정이 다 끝난 뒤에 자기의 의사를 불만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곤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요즈음 지방선거를 치루면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일이 많이 있지만 민주주의를 제대로 성숙시키려면 뽑힌 지도자에게 경청하면서 도와주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만일 그 사람이 잘못한다면 나중에 지켜봐서 시정을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뽑아놓고도 처음부터 뒤에서 흔드는 일을 예사롭게 하는 분위기이다. 만일 잘못 뽑았다면 국민들이 잘못 뽑은 대가는 치루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일치를 이루어 나가려 해야 되고 따로 하면서도 또 같이하는 법을 배우고 성숙시켜나가는 것이다. 개성을 서로 존중해 주면서도 개성이 공동체생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자기의 개성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를 무시한다면 그 개성이 빛을 발할 수 없는 것이다.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무서운 벌을 받는 군대이거나 사장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회사에서는 할 수 없이 공동생활이 잘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익집단이 아닌 공동체에서는 자기의 개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 오히려 서로에게 협조해야하고 자기의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장에는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없을 때에도 함께 있어주는 때도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이런 생활을 훈련하도록 우리에게 교회를 주신 것 같다. 교회는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의 뜻을 잘 살피는 기도를 하면서 더불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후, 당장 하늘나라로 가시지 않고.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사시다가 가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성령을 보내줄 테니까 함께 모여 기다리라고 하신 이유는 또 무엇일까를 자주 생각해 본다.

그것이 바로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서로 잘 살라고 하신 말씀일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교회는 서로의 개성을 살리려고 자기의 의견을 고집하고 자기의 잘남을 나타내는 일이 너무나 많이 있다. 서로 협력해야할 파트너인데 서로 반목하는 분위기가 일반화 되어있다.

지난달에 우리는 지혜에 대해서 배웠다. 공동체문화원 식구들은 공동체성서 연구를 하면서 ‘지혜에게 껌 딱지처럼 딱 붙어 있자’ 라는 카피도 만들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껌 딱지처럼 딱 붙어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다가 아! 그것이 바로 ‘말씀’이구나라고 깨달았다. 하나님 말씀을 열심히 배우면서 지혜와 함께 산다면 나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공동체의 협조자가 될 것이다.

특히 가치관이 혼돈되어 있는 이 시대에 더욱더 말씀과 가까이 하자고 결단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 수준보다 더 자기를 높이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야 자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공동체생활에 비협조적으로 사는 사람이 안 될 것이고, 그래야 믿음이 모자라는 사람을 다른 곳으로 인도하는 죄를 범하지 않을 것 같다.

성경 안에서, 성령 안에서 얼마든지 신선하고 힘이 생기는지 체험해야 한다. 지혜의 근본인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살길을 못 찾는다면 아름다운 하늘을 노래해도, 우주의 별을 찾아 다녀도, 아름다운 감정이나 꿈을 가지는 것도 허탈함을 느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성령의 계절에 나의 개성이 공동체 안에서 덕을 세우는 일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