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과 유다

이삭이 결혼하여 20년을 기다려 쌍둥이 아들을 낳습니다. 그들이 태중에 있을 때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긴다는 예언을 받습니다. 창세기 25장에서 그들의 출생을 알린 뒤, 작은 자인 야곱의 내용은 49장까지 이어지지만, 큰 자인 에서의 족보는 36장에 압축되어 끝나 버립니다.

“이삭은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하고.. (창25:28).”

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창25:34).”

아버지의 사랑을 이미 독차지했으니 장자권 따윈 필요 없다는 걸까요? 재벌 아버지와 아들의 효심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까요? 동생 야곱은 그 장자권이 너무 탐이 납니다. 어느 날, 형이 극한 허기를 호소했을 때 야곱은 장자권을 취득할 기회를 갖습니다. 장자권과 축복을 야곱에게 빼앗긴 다음 부르짖는 에서의 절규에도 역시 그의 영적 무지가 묻어납니다.

“또 이르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창27:36).”

찌꺼기 복이라도 없냐고 여전히 복이 무언지 모르는 에서.

에서가 보아하니 야곱은 색시감 구하라고 외가로 보내어 집니다. 자기도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려는 의지는 강합니다. 아버지가 좋아 하신다고 사냥 다니며 맛난 요리를 해 올리던 그입니다. 에서가 헷 여인에게서 낳은 후손이 아말렉입니다. 부모가 자기 부인들을 싫어하니 또 부인을 들이는데 이스마엘의 딸이고 하갈의 손녀이니 혈통은 애굽인입니다. 여전히 부모가 원하는 바가 무언지 모르는 에서.

오늘날도 하나님 안 믿고도 세상에서 호사 누리는 자가 많고, 잘 믿는데도 왜 이 모양일까 갈등하는 분들 많지요…. 36장은 크리스천의 축복이 무어냐는 질문을 남깁니다. 야곱이 축복을 받았는데 에서가 먼저 큰 왕국을 이루었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은 130세가 되도록 눈에 보이는 변변한 것 하나 없고, 기근까지 닥쳐 가족의 목숨에 위기까지 오는… 이해할 수 없는 하늘 법칙에서는 그 동일한 시간대에 하나님 없이도 세상 호사를 다 누리고 있으니 여기까지 보면 누가 보아도 에서가 성공한 인생 같단 말입니다.

제가 교회개척하고선 초기에 폐지 할아버지를 전도하느라 폐지를 주웠습니다. 지칠 줄 모르고 한 영혼을 위해 애쓰는 걸 보며 딸은 페이스북에다 제 얘길 올렸나 봅니다.

"한 여인이 다 망하고선 이제 폐지를 줍고 다닌다. 누가 보아도 실패한 인생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달려갈 길 마치고 받을 면류관을 바라보며 저러시니 진정 그녀가 승리자라는 것을."

폐지 할아버지 뿐 아니라 그 사연을 통해 또 한 여인까지 전도된 사연이 있습니다. 그러던 제가 고향에 갔다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입니다. 차는 경매로 넘어간 우리 옛 빌딩과 아파트 앞을 지납니다. 아이들에게 보인다고 사진을 찍다보니 은근히 속이 상해집니다. 속이 상하다는 것은 세속과 성령의 활동 가운데서 방황한다는 증거입니다. 수요예배 드리면서 회개했습니다. 돌을 보듯이 보고 넘길 때가 이젠 되었는데….

하나님은 구하는 대로 주시나 봅니다. 에서에게는 육의 형통함을 주십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고 그의 손자라는 이유입니다. 오늘날 유대인들도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누리는 이 땅의 복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니 내세의 복은 모릅니다. 그래서 선교 대상입니다. 달라도 너무 다르던 야곱과 에서, 그 쌍둥이 형제의 길은 결국 나누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언약대로(창35:11) 그의 허리에서 다윗 왕을 이어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음을 신약성경이 전합니다. 에서의 하나님을 멀리하고 형제를 멸시한 그 끝을, 선지자 오바댜의 입을 통해 전합니다.

"혹시 포도를 따는 자가 네게 이르렀을지라도 그것을 얼마쯤 남기지 아니하였겠느냐 네가 어찌 그리 망하였는고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당하고 영원히 멸절되리라(옵1:5,10).“

그림 & 정리 서정남 목사
작은교회
sugun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