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 일컫는 5월입니다. 훈풍에 돛을 달듯이 밝은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며, 5월의 편지를 씁니다.

이런 바람은 먼저 우리들의 밝은 자화상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 조건들이 좋아서 우리 내면의 세계가 밝아질 수도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내면의 역동성과 밝음이 외부 조건과 상황을 변화시키며 밝게 만들 수 있음을 믿고 나서는 것입니다.

실상 우리 자화상은 자기지식과 자기이해의 총체적 표현입니다. 우리들의 자화상이 변화해온 것을 돌아봅니다. 사회 변동과 역사와 문화의 변천, 그리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들의 자화상이 밝을 때도, 어두울 때도, 일그러진 때도 있었습니다.

일제하의 독립운동과 해방 후의 건국 과정을 거처 전후 재건과 부흥 등 일련의 과정에서, 생존 그 자체만도 너무나 크고 중대하였기에 자화상을 그려볼 여념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독립과 해방과 자유에의 절규와 몸부림이 전부였다고 할 것입니다. 특히 반세기 전 전쟁의 잿더미에서, 그 절대적 빈곤으로부터 떨쳐 일어나기 위하여 몸부림칠 때, 생존은 절대절명의 과제였습니다.

차차 경제발전의 탄력이 붙고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상대적 빈곤을 느끼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을 때, 도리어 어두운 자화상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의 집단의식 속에 ‘자기비하’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산업화를 추진하고 ‘무역입국’의 의지와 함께 나라 안팎에서 ‘중동 건설붐’과 더불어 아파트 건설 열기가 더해지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신감으로 밝은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요원했습니다. 지도자나 지식인들 중에도 타인이나 사회 현상 속에서 어떤 부정적인 면을 보거나 비판하게 될 때, 마치 자신은 면제된 듯이 “한국 사람들은 이래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습니다. 바로 자신들 속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들입니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우리 내면에 있는 부정적인 면을 우리 자신의 ‘부정적인’ 어두운 그림자로 확인하고, 직시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내면에 있는 ‘긍정적인 그림자’를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에 있으나 아직 활성화시키지 못한 잠재적 생명력입니다. ‘대기중’인 우리의 진실입니다. 성경에서 예수가 말씀한 것처럼,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은’ 것입니다. 열어놓지 않은 우리의 재능과 은사입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피나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경제발전도 평화적 정권 교체도 이룩하였습니다.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산업의 선진화를 이룩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IT강국’이 되었습니다. 시민사회를 이루어 나가며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2002 월드컵 4강에 이어 2006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WBC 4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대～한 민국’을 외치는 응원의 함성은 이제 온 세계 앞에 ‘다이나믹 코리아’의 브랜드로 인정되었습니다. 전 세계 220여 나라 가운데서 경제 수준이 12위가 되었고, 10위권 진입을 향하여 매진합니다. 2006 WBC에서 우리 야구 선수들이 어느 지도자의 말처럼 ‘실력 이상으로 잘 싸웠다’고 하였듯이 축구팀의 태극전사들이 붉은 악마와 온 국민의 응원과 함께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실력 이상으로 잘’ 싸우면 또 한번 세계가 놀랄 일입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의 성취감도 클 것이고 우리의 자존감 또한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우리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남길 유산은 다른 어떤 업적보다도 우리의 덕목과 사랑으로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특유한 ‘무조건적 사랑’과 ‘끊임없는 지혜와 창의력’을 믿음으로 살리는 것입니다. 온 국민 각자가 품위 있는 한국인, 신념과 능력 있는 한국인 상을 재확립하는 것입니다.

‘역동적인 동방예의지국’에 대한 바람과 확신을 드높이며 살리는 것입니다. 이제 당면한 과제로서 5,31 지방선거를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과 긍지와 품위를 가지고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로 치뤄내면 세계가 치하할 것입니다. 내친김에 그 기운으로 2006 월드컵을 통하여 세계를 다시 감동시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