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지내면서 자연과 역사에 대하여 차분한 마음으로 성찰하게 됩니다. 백호의 해, 경인년을 보냄과 아울러 우리는 새 천년의 첫 번째 10년을 마감하고 토끼의 해, 신묘년을 맞이하며 두 번째 10년에 접어듭니다. 설렘으로 맞았던 새 천년은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이어지더니 끝내 우리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전에 없이 무서울 만큼 ‘굴기의 위력’을 발휘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패권국가가 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마치 팽창주의와 패권주의에 굶주린 듯이, 여러 면에서 위협적으로 힘을 발휘하여 우리와 특히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고 말았습니다.

2010년대의 원년이라 할 올해와 내년, 안으로는 보선, 총선 및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어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밖으로는 북한과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 위에 북핵 문제와 6자 회담 등 풀어내야만 할 수많은 문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10년 동안 어떻게 지속적인 발전과 사회 안정 그리고 안보를 튼실히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2020년에 우리는 어떤 처지에 있을 것이며, 무엇을 이루었을까를 내다봅니다. 그리고 그 시점으로부터 역광선에 비추어 오늘을 보면, 지금 우리가 무얼 해야 할 것인가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속 성장을 하여도, G2가 된 중국이 곧 G1이 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올 때, 어떤 자세로 상호관계를 유지할 것이냐는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힘과 지혜의 바탕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예지와 의연한 자세로 우뚝 서도록 가치 문화를 창조하며, 정신문화를 드높이고, 국민 통합의 바탕에서 세계 평화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신념을 천명할 일입니다. 우리는 미래지향적 역사의식으로 정의?평화?환경 보전 등 지속가능한 발전과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와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살려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누구도 지배하지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을 의기의 문화를 세계 앞에, 특히 중국 앞에 천명할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사회통합이 급선무입니다. 지도자는 정직과 성실로 서며, 국민과 소통하며 희생정신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와 국민의 마음을 사야 합니다. 그래서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를 씻어내고 진정한 화합을 끌어내야 합니다.

이런 바탕에서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국민의 단합된 모습과, 중론의 일치를 토대로 한 세계 평화와 정의에 대한 열망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입니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 찬란한 문화를 지닌 민족, 세계평화와 인류 번영에 이바지할 민족임을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

불과 반세기 만에 잿더미에서 일어나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진입한 열정과 재능이 결합된 모범이 되었으며, 이제 값진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며 인류 복지에 이바지할 국가가 되었음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해외봉사와 원조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유능한 젊은이들을 세계 곳곳으로 보낼 일입니다.

2010년 기준으로 세계 7위의 무역 대국이 되었으니,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감과 동시에, 이웃을 생각하고, 세계를 의식하는 나라와 국민이 되면, G20에서 G10을 넘어 G7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20년에 이런 위치에 서게 되는 날,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 최강대국이 될 중국이 우리를 따라잡기 힘든 것을 우리가 확보하는 겁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의 자유, 평등, 평화, 인권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여 그 수준을 높여갈 때, 차별화가 뚜렷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나라이기에 더욱 유리한 것이 우리의 장점입니다. 경제 발전, 정치 선진화, 사회 통합 그리고 그 위에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결연한 자세,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산이요, 자랑스러운 힘입니다. 이런 것을 튼실하게 만들기 위하여 미래지향적 역사의식으로 일로매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