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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돌아간다.
별 단 개 가고 있다.
공원에서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그 옆에서는 노숙자들이 신문지를 깔고 자다 일어나
소주를 마시고 있다.
별 단 개 가고 있다.
아니, 무대가 돌아간다.
어느 식당 앞,
별 단 개 멈춰 선다.
갈비 굽는 냄새,
침을 흘린다.
곤색 앞치마 두른 처녀가
갈비뼈를 던져준다.
별 단 개, 갈비뼈를 입에 물고
풀 숲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 엎드려
뼈를 먹는다.
딱딱하고 하얀 뼈를 깨문다.

할아버지는 항상 무릎이 아팠어요.
내가 목 줄을 끌면,
얘야, 천천히 가자!
그러나 나는 똥이 마렵고 오줌도 마려워,
밤새 참은 오줌이 마려워서 할아버지가 잡고 있는
목 줄을 잡아 당겼죠.
할아버지가 말씀하셔요. 아무데나 누지,
아무데나 누어도 괜찮은데…….
사방이 논밭인데, 던지면 거름인데
깔끔하기도 허지.
할아버지가 계속 말씀하셔요. 그렇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
그래서 목줄을 잡아당겨요.
얘야, 천천히 가자!
할아버지가 말씀했어요.
개 사육장을 지났어요.
할아버지와 함께 똥누러 가다보면,
사육장의 개들 철망 속에
갇혀 있는 게 보여요.
철망 밖으로 할아버지와 날 내다보면서
도망가, 도망가 하며 짖어요. 여기 오면,
여기 잡혀오기만 하면
어쩔 수 없이, 끝내는 죽어,
도망가!
이렇게 짖어요.
노린내가 났어요.
털이 타고 가죽이 터지다 남은
노린내가 났어요.
어지럽게 났어요.
땅바닥에 놓인 몽둥이
앵두나무에 기대 놓은 가스통,
그 가스통에 이어진 고무줄,
그 끝에 달린 가스 불구멍
노린내가 났어요.

사내가 서 있어요.
숱 많고 털 굵은 구렛나룻이
눈코만 남겨 놓고 원숭이같이
온 얼굴 촘촘히 덮은
개 사육집 젊은 주인이
똥 뉘러 가는 할아버지와
똥 누러가는 날 쳐다봐요.
입맛 다시며 쳐다봤어요.
내가 냅다 뛰기 시작했죠.
그러다 할아버지를 넘어지게 한
거였어요.
아픈 무릎을 되다친 할아버지가
일어서질 못하셨죠.
그 후로 전 똥오줌을
참지 않기로 했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줌도 누고
말뚝에 묶인 채 빙빙 돌다가
그 자리에 그냥 똥도 누고
그 자리에 그냥 엎드려
잠을 자기도 했죠.(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