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흥행하는 영화 중 <암살>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영웅적인 투쟁을 그리고 있고, <베테랑>은 돈과 권력에 기대어 갑 질을 일삼는 재벌 3세의 범죄를 밝혀내는 말단 형사의 활약을 통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들 영화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목숨 내놓는 독립운동가와 개인의 안위를 위해 변절한 친일분자들이 있는가 하면, 불의를 참지 못해 돈과 권력에 대항하는 말단 형사가 있는가 하면 오직 돈의 힘을 믿고 온갖 못된 행태를 일삼는 재벌 3세가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상관없이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같습니다. <암살>의 독립운동가들과 <베테랑>의 말단 형사 서도철은 온갖 곤란을 무릅쓰면서 정의의 편에 서있다는 점에서 같은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반면 <암살>의 친일파와 <베테랑>의 재벌 3세는 돈과 권력에 의지해서 불의를 일삼는다는 점에서 같은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영화는 시대의 차이를 떠나 어느 때든지 해결해야 할 그 시대의 과제가 있고, 그 과제 앞에서 사람은 정의와 불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의로운 사람이라면 정의와 불의 중에서 정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점을 말해 줍니다.

영화 감상 내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대의 과제는 무엇이며, 이 과제 앞에서 기독교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또 영화를 감상한 후 <암살>에서 안윤옥이 했던 한 마디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투쟁한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 왜 투쟁하느냐는 물음에 안윤옥은 말합니다. “알려줘야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불의는 늘 존재합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은 언제나 그 불의에 대항해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싸움의 결과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다만 불의는 옳지 않기 때문에, 또 정의의 편에 서는 것이 그 분의 뜻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언제나 정의를 편들어야 합니다.(박경량, 평화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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