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스튜와 토스트 그리고 허브버터가 저녁 식사 식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식탁에 오른 토스트는 석탄조각처럼 새까맣게 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힘든 하루를 보내고 녹초가 되어 퇴근하신 아빠가 무슨 말을 할지 긴장하며 아빠를 쳐다보았습니다. 아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새까만 토스트에 허브버터를 발라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에게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고, 숙제는 다했는지를 물었습니다. 엄마가 빵을 태워서 미안하다고 말하자, 아빠는 미소띤 얼굴로 “여보, 바보같이 굴지마요. 내 입엔 딱이었어요!”하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밤 인사를 위해 방에 들어서자 아이는 “아빠, 진짜 탄 빵이 맛있었어요?”하고 물었습니다. 아빠는 아이를 꼭 안으면서 말했습니다. “얘야, 엄마는 하루 종일 집안일에 시달렸어. 빵을 태울 수도 있지. 게다가 조금 탄 빵이 사람을 아프게 하진 않아. 하지만 안 좋은 타이밍에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것이야말로 큰 독이 된단다!”

페이스북에서 읽은 이야기 중 한 대목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해야 할 일 중에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배려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성서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되, 여러분도 함께 갇혀 있는 심정으로 생각하십시오. 여러분도 몸이 있는 사람이니, 학대받는 사람들을 생각해 주십시오.”라는 히브리서 3장 3절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 역시 상대방의 심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라는 뜻일 겁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또 옳고 그름을 구별합니다. 그리고 인간 사이에 발생하는 대개의 갈등과 긴장은 이와 같은 판단과 구별방식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구별할 때 상대방 혹은 타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판단과 구별은 지금과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그의 ‘이루편’에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역지사지’를 가르쳤나 봅니다. (박경양 평화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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