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O. 허시먼은 그의 책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에서 지난 200년 동안 수구 기득권세력이 민주주의의 진전과 사회의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펼친 세 가지 명제가 ‘해봐야 소용없다.’는 ‘무용 명제’, ‘그러면 더 나빠진다.’는 ‘역효과 명제’, ‘그러면 망한다.’는 ‘위험 명제’라고 말합니다.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노력은 어떤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런 노력은 오히려 개선하려는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며, 그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그 과대한 비용으로 인해 이전의 성취조차 위험에 빠뜨린다는 주장입니다. 한국 사회와 교회는 지금 시급한 개혁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요구는 광장의 촛불로 나타나기도 했고, 교회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교회의 쇠퇴라는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개혁은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바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왜곡된 의식 때문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말합니다. ‘개혁? 해봐야 소용없어. 그동안 성공한 적이 없잖아?’ 또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나마 살아남으려면 조용히 있어야 해.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기득권자들은 또 말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위기인데 흔들면 다 망한다고’ 그러나 이런 생각은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기득권 세력이 펼치는 논리에 우리 스스로가 빠져있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때문에 개혁을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해봐야 소용없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지라도 해야 할 일이 개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개혁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로 인해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흔들면 망하는 것이 아니라 씨를 심기 위해서는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믿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의 변화로부터 세상은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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