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옥 안아주고 싶은
우 리 가 족



2


다음 주 독서시간입니다.
“선생님, 오늘도 책 안 해요?”
“지난번에 그림 그렸으니까 오늘은 글 쓰는 날이야.
“그림 그리는 게 더 재미있는데…….”
“오늘은 글을 써야 돼. 지난번 주제에 맞게 글 쓰고 그림은 다음에 또 그리자.”
“에이!”
승환이가 못마땅한 얼굴입니다.
“가족에 대해 쓴 글 읽어보고 우리들 이야기도 있는 그대로 써보자. 다 쓴 사람은 선생님한테 가져와라.”
떠들어대던 아이들이 조용해집니다.
글 쓰다 떠들면 생각이 입으로 쏙 빠져나가는 거 알지?”
선생님은 글을 쓸 땐 집중해서 쓰라고 합니다.
“선생님 만 원 주운 날 써도 돼요?”
2학년 석호가 말합니다.
“무엇이든지 글 소재가 안 되는 건 없어. 동동 떠오르는 생각들 써봐.”


만원의 날

학교 가는 길에 만원을 주웠다
누나에게 주었다
그런데 짜증이 났다
다음엔 누나한테 안 줄 거다.


“재미있다. 누나한테 주고 나니까 아까웠나보다.”
“누나가 그 돈을 하루 만에 다 써 버렸어요.”
“저런…돈 주우면 주인 찾아 주어야 해.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속상해 하겠니? ‘
“놀이터에서 천원 주워서 경비아저씨 드렸는데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했어요.”
선생님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시며 웃으셨다.


재미있는 내 동생

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동생이 혼자서 읽었다
언니 언니 언니
엄마 엄마 엄마
라고 읽었다
너무 웃겼다


“선생님 저 다 썼어요. 발표할까요?”
2학년 나경이가 말합니다.
“집에서 있었던 이야기에요.”
“나경이도 잘 썼네. 동생이 글씨를 못 읽으니까 그렇게 읽었구나.”
“네,”
“승환이는 아직이니?”
“쓰긴 했는데 발표하긴 좀……”
“우리끼린데 어때, 여기서 한 이야기 다른데 가서 놀리면 칭찬스티커에서 마이너스 주라고 할 거야!”
승환이는 일어서서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시를 읽었습니다.


미운누나

누나는 내가 조금 잘못했는데 머리를 때렸다
나도 때리고 싶었다.
누나가 군대를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나가 나보다 힘이 약했으면 좋겠다.


승환이가 발표하자 아이들이 한꺼번에 까르르 웃었다.

이어서 5학년 수진이가 발표를 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