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성서연구원에서 처음으로 성서연구를 하던 때의 낯선 분위기가 생각난다. 작은 예배당 안을 가득 채운 신선함과 새로움이 그것이었다. 함께 모인 사람들은 공동체를 이야기했지만 개인에만 초점이 맞추어 졌었던 나는 그 단어 자체를 입에 익히는 데만도 시간이 한참이나 걸렸다. 그 후로 나는 조금씩 성숙하게 되었다.

성서를 함께 읽어가며 말씀을 몸으로 살아내려고 애쓰는 햇순 식구들과 함께 하면서 어느새 나도 공동체인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살기보다 개인적인 영적 성장에만 더 몰두해있던 내겐 소중한 깨달음이자 은혜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

2년 정도 간사로 일하면서 나보다는 남을,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것을 보다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김영운 목사님이나 윤명선 원장님의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 ‘햇순’의 의미를 내 몸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한 달에 한번 햇순지를 발송하는 작업을 내 나름대로는 ‘햇순’을 딴다고 표현했었다. 그것은 섬김과 나눔의 소망을 담은 ‘햇순’을, 꼭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따) 보낸다는 의미다. 그것을 받아 본 이들이 -햇순을 맛있게 드셨겠죠? (햇순 먹고 건강해진 이들이여 말씀해 보시라!!)- 정말 좋았다고 전화하거나 메일을 보내올 때면 기쁘기 그지없었다. 햇순을 만드느라 애쓴 많은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호를 맞아 참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그 동안 햇순이 이어지도록 힘써 온 모든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섬김과 나눔이 모자라는 메마른 땅에 하나님의 은혜로 햇순이 계속 솟아나 풍성해 지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