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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한군데 모여 몸뚱이를 서로 맞대고 엎드려 있었습니다. 알록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나 혼자뿐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곯아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너는 참 좋겠구나,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는 엄마가 있으니까 말야. 그리고 지금도 너는 엄마 품속에 들어가 있잖니? 따뜻하지?”
나는 쓸쓸해져서, 그리고 밤기운이 차가워서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습니다.
“아니야, 그게 아니란다…….”
잠든 줄 알았던 어미닭이 말했습니다.
“……알록이의 말은 옳아요. 그러나 이 엄마는 언제나 너희들과 함께 있는 것은 아니란다. 너희들이 웬만큼 자라면 그땐 너희들 혼자서 살아야 돼. 우리가 항상 함께 살 수는 없는거야. 그리고 도시에서 온 노랑이 너도, 엄마가 없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단다. 이렇게 태어난 것만도 아주 즐거운거야. 더구나 이렇게 시골까지 와서 우리 알록이를 만나게 된 것도 얼마나 좋은 일이니? 모든 일을 좋게 생각하는 것은 참 중요하단다. 수많은 달걀 가운데서 뽑혀 병아리가 되고, 병아리로 태어난 친구들 가운데서 또한 맛있는 먹이를 마음대로 찾아 먹을 수 있는 시골에서 살 수 있게 되고, 오늘 밤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고……그렇지 않니? 우리들은 아주 즐거운거지?”
어미닭은 아주 차근차근 말했습니다.
“……부화기라는 커다란 쇠로 만든 이상한 기계 속에서 태어나서, 병이 나면 약을 먹고, 주는 사료만 받아 먹으며 자라나 곧장 통닭집으로 가게 되는 친구도 있고, 작은 상자 속에 갇혀 밤낮으로 먹고 낳고, 먹고 낳고 알만 낳다가, 자기가 낳은 알을 한번 품어 병아리도 까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친구도 있단다. 그렇지만 우린 참 복을 많이 타고났지. 열심히 먹이를 찾아 먹고, 자라서는 알을 낳고, 그래서 나중엔 낳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깔 수도 있게 되었으니까.”
어미닭은 몸을 움직여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함께 어울려서 자자꾸나. 그리고 내일부턴 엄마라고 불러도 돼.”
잠들었던 친구들이 눈을 반짝 떴습니다. 밤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들도 초롱초롱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