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죽을 때가 되면 지나온 일생을 회고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가난하게 산 사람이든 부유하게 산 사람이든 “좀 더 나누면서 살 수 있었는데…왜 좀 더 나누지 못하고 베풀며 살지 못했을까? 참 어리석게 살았구나” 하는 회고를 하기 때문이다.

문득 나는 ‘인생의 마지막 날 어떤 후회를 하게 될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인생을 후회 없이 살다간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래도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희망을 가져본다.

사순절을 맞이할 때마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시는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는 시간들을 갖게 됨을 감사한다.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지나온 삶을 성찰해보는 기회를 갖게 됨을 감사한다. 1년에 한번씩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나의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다짐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이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사순절은 “회개하라”는 광야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사순절이 되면 하나님 앞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려고, 좀더 경건하고 절제된 삶을 살아가려고, 삶을 깨끗하게 정화하려고, 금식하고 묵상하면서 참회의 심정으로 자신의 믿음을 살피게 된다. 2006년 사순절에, 인생 마지막날 하나님 앞에 선 심정으로 참회를 통해 새로운 삶의 변화를 이루는 계기로 삼아봄이 어떨는지?

삶을 정화시켜주는 것, 삶에 기쁨을 주는 것, 삶에 감사를 회복시켜주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나눔이라고 한다. 나눔의 영성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사순절을 삶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 기독인들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에 금식하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예수님의 섬김과 나눔의 삶, 사랑의 삶, 십자가의 삶을 묵상하면서 나눔보다는 더 많은 것으로 삶을 채우려고 분주한 나날을 보냈던 나 자신의 지나온 삶을 참회하고 성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부족한 우리가 예수님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단지 예수님처럼 살려고 노력하다가 우리의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인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을 아주 조금이라도 흉내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나눔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삶을 정화하는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 나눔이 아닐까?

나누기에 인색한 우리지만 그래도 예수님처럼 나눔의 삶, 섬김의 삶을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노라면 내 생애 마지막 날에 후회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연말연시 집중모금 활동을 벌여 22억원을 모금했다. 도민 한 사람당 1000원을 기준으로 한 희망목표액 15억6000만원 보다 6억4000만원을 더 많이 모금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 성서를 몸으로 읽는 사람에게는 나눔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나눔을 실천해본 사람만이 나눔을 통해서 얻어지는 행복이, 감사가 얼마나 큰지 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늘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나누는 기쁨을 가진 사람이다. 물질을 나누는 것이 단지 물질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도 함께 정화한다는 것을 이들은 체험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는 사순절기를 보내면서 마음의 교만과 헛된 욕심을 버리고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의 삶을 내려 놓아보자. 그리고 예수님의 삶에 관심을 집중시켜보자. 오늘 이 시대에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 곧 나의 삶과 물질을 나누는 것임을 기억하자. 그리고 물질을 나눔으로써 하나님 앞에서 나의 마음과 삶을 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 생애 마지막 날 예수님처럼 살려고 참 많이 노력했기에 행복했노라고 고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