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2/ 2021

 

 

 

 

 

 

 

 

 

 

 

 

  현장의 소리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기도 부재의 시대

 

 

 

 

 

 

 

 

 

 

 





주 미 영

목사
러시아 선교사
jusaranghao@naver.com






 


나는 작년 여름부터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지공의 미쓰다. 2020년엔 코로나19로 인해 몇 개월을 한국살이를 하면서 그동안 무심코 스쳤던 것들이 거슬려지는 것을 느꼈다. 친구의 40세 가까운 아들은 신붓감을 소개해준다고 하니 강남 출신이 아니면 안보겠다고 한다. 얼마 전 결혼시킨 친구는 며느리로부터 일주일에 전화 한 통화 오는 것으로도 감지덕지 하고, 또 한 친구 딸은 결혼한 지 10년 쯤 되는데 아이를 안 낳겠다고 하고 둘이서 알콩달콩 산다며 “그러면 됐지 뭐”하고 서둘러 결론 낸다. 또 한 친구는 강아지 소리에 시끄럽다는 아파트주민들의 컴플레인 때문에 이사 가자는 과년한 딸의 말에 동의하여 서둘러 이사한다.

언제부터, 어디서부터일까? 꼭 집어서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불편하다.

나는 꼰대여서 옛날생각을 해본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밥을 해서 아버지 진지부터 떠서 아랫목에 묻어두셨고, 같이 식사를 할 때는 아버지가 수저를 들기 전 먼저 먹어서도 안 되었다. 선물로 사과 궤짝이라도 들어오면 아버지가 열어보시기 전엔 침만 흘려야만 했다. 아버지가 퇴근하시면 우리 모두는 각 방에서 나와 아버지께 다녀오셨냐고 인사했고, 장성한 후 첫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은 아버지께 드렸다. 아버지는 명세서를 보시고 수고했구나! 라는 말씀과 함께 잘 사용하라며 도로 주셨고 나는 책임과 의무를 갖게 됐다. 모든 것이 家長이었던 아버지가 중심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어머니의 역할이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치킨을 시켜 아빠가 먹으려하면 애들 것을 왜 먹냐고 핀잔하는 아내를 본다. 아이가 자는데 조용히 하라고 야단하는 아내, 소파에 누워있다고 구박받는 남편. 아침 밥 달란다고 이혼하자는 아내, 나이든 부부들을 두고 나온 유머 중에 하루세끼를 다 먹는다고 해서 삼식이, 간식까지 먹으면 간나 세끼, 영감이 아침에 눈 떴다고 부인한테 맞았다는 웃자고 하는 소리에 나는 웃을 수가 없다. 누가 만들어 낸 얘길까? 동네북이 된 가장, 집안의 기둥이 없어진 지붕. 웃으면 유머러스, 안 웃으면 그냥 노인, 뭐라 하면 꼰대. 내 가치관도 눈치를 보는 시대에서 나의 태도는?

친구들은 요즘 시대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젊은 애들 비위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아니 잘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 떨어진 부모가 되거나 꼰대소리 듣는다는 것이다. 때론 지레 겁먹는 것처럼 보인다. 전통이나 어른이 사라진 아버지 부재의 시대. 어떤가?

우리 어머니는 딸만 여섯을 낳았고, 엄청난 구박도 받았다. 6.25 전쟁 피난 시부터 예수님을 믿으면서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핍박과 고난이 있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어머니는 오로지 나라를 위한 금식기도를 열흘씩이나 강화도 마니산으로 다녀오시기도 했고, 민족기도를 비롯한 기도모임과 부흥회는 안 다니는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사셨다. 지금 95세의 연세로 새벽기도를 다니시고 시간을 정하여 정오와 취침 전에도 기도를 하신다.

딸 다섯이 목회를 하기에 쉬실 수가 없다 하시며 주변의 400명의 명단을 매일 부르시며 기도하신다. 요즘 나는 어머니처럼 기도하고 있나? 교회는 예배가 줄고 기도하는 모임은 사라져 간다. 어머니들만큼 자녀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지금 우리는 어머니기도의 부재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우리의 선배인 70-80대가 이 나라를 일으켰다면 지금의 답답한 현실을 만든 사람들은 우리 50-60대가 아닐까? 부모님 시대에 불만을 가졌던 우리세대가 우리 자식들만큼은 그런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살게 하고 싶은 마음에 느슨해졌던 것들이 오늘날 발등을 찍으면서도 스스로 잘했다고 自慰하거나, 낀 세대라고 떠넘기면서도 할 말을 못하고 눈치보고 사는 사람들이 되었다. 이전 시대에는 “금과 은 나없어도 예수 이름으로 걸으라” 였다면, 지금은 금과 은은 있는데 예수이름의 권능이 없다고 한다. 중요한 것을 잃고, 잊고 사는 세대에서 살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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