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과정과 원리

* 원리

첫 번째 원리는 의도성의 원리이다. 사람마다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을 조금만 떨어져서 초연한 자세로 살피면, 요셉처럼 자신의 자리매김과 처신에 대하여 분별력을 갖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분위기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유혹을 물리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본다. 사람을 사랑하여 ‘나쁜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먹게 하시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거역하는 죄를 지을 수’ 없게 하시는 뜻을 의도성으로 파악하게 된다.

둘째, 양극성의 원리가 있다. 자신의 종에게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것을 아는 보디발과 탐욕에 눈이 어두워 요셉을 유혹하는 그의 아내가 양극성으로 나타난다. 또한 모든 관리의 책임을 맡았으면서도 결코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아는 요셉과 주인의 심복을 유혹함으로써 남편을 배반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여인이 양극성을 드러낸다. 사람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요셉이 드러내는 신앙과 정의, 그리고 탐욕과 본능에 자신을 내어맡기고 사는 여인의 불신앙과 불의도 양극성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는 신임하여 요셉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가 모함 때문에 끝까지 믿지 못하는 보디발의 한계와,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실과 인내로 일관하는 요셉의 굳건함과 끈기 또한 양극성의 원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세 번째, 상응성의 원리가 있다. 많은 것을 관리하는 사람이 신임할 만한 사람을 찾고, 충실하고 신실한 사람을 심복으로 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관리해야할 범위가 큰 사람의 분별력과 판단력이 명쾌해야 함은 동서고금이 다 똑같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야 정의감과 인간애가 조화를 이룬다는 것도 고금이 같다. 신념의 사람과 신앙의 소유자는 사필귀정을 확신하고 언제나 종말론적으로 충실하게 노력한다.

마지막 원리는 동일성의 원리이다. 풍요 속에서 심리적 결핍과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보디발의 아내가 드러내는 탐욕에 반사시켜 자신을 비추어보고 본능을 따라 살아가는 자세를 회개해야 할 것이다. 옳지 않은 일에 집착하면서, 끝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하며 집요하게 다가서는 자세를 돌이켜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 오만과 편견, 계급의식과 인종의식 같은 것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