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작업을 할 때 소박하면서도 효과적인 접근 방법은, 그것이 꿈이나 예술이나 개인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든 어떻든 간에, 그것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멈추고 뜻을 캐내려는 짓은 결코 하지 않아야 한다. 어째서 우리가 바흐의 마태 수난곡은 한 번 이상 더 귀담아 듣는가? 그것은 예술 작품이나 어떤 것이든 이미지가 지닌 본질이기 때문에, 내가 치료할 때나 가르칠 때 쓰는 방법은 꿈이나 다른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났을 때, “좋았어요. 이번에는 좀 다르게 다시 해 봅시다.” 하고 말한다.

한 번은 어떤 젊은이가 자기 애인에게 쓴 편지를 가지고 나에게 왔다. 그의 깊은 느낌을 표현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중요한 편지였다. 그는 나에게 그 편지를 큰 소리로 읽어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표현력 있게 천천히 낭독하였다. 다 마쳤을 때, 다르게 강조하면서 다시 읽어 보겠는가를 그에게 물었다. 그가 실제로 그렇게 하였고, 우리는 다른 뉘앙스의 뜻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세 번, 네 번 시도하였고, 그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웠다. 이 작은 실험이 온갖 이미지 속에 있는 여러 겹의 풍부한 모습을 드러내 주었고, 또한 중단 없이 그들을 탐구하는 점도 드러내 주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이미지와 꿈과 경험들은 수없이 많은 독해와 해석의 가능성을 항상 지니는데, 그 까닭은 그들은 상상력과 영혼으로 풍부하게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상상에 대한 이런 접근법이 의미를 탐구하는 일에 있어서 결론이나 종착점을 찾는 우리의 한 부분에게는 거스르는 점이 있다. 이는 영혼에 대한 이해와는 대조적으로 영혼의 돌봄이 어째서 우리의 현대 생활방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상승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된다. 이것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바는 우리가 보통 사물을 헤아리는 노력에서 완전히 돌아서는 것이며, 여기서 암시되는 것은 다른 일련의 가치와 새로운 기술로서 그것을 통하여 우리는 의미의 실마리를 끝없이 풀어내는 일을 감상하고 즐기며, 경험의 조직이 바뀌며 유동적인 시의 무한히 풍부하면서 깊은 층을 또한 즐긴다.

꿈이나 예술 작품이나 인생담에서 단일한 의미를 쥐어짜내려는 욕망은 내재적으로 심오하게 프로메테우스적이다. 우리는 인간을 위하여 신들에게서 불을 훔치고자 한다. 우리는 신적인 미스테리를 인간적인 이성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처럼 인생담에 대한 일상적인 반응에 있어서 복합성과 미스터리를 상실하면 결과적으로 영혼의 상실을 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영혼은 늘 미스터리와 다양성 속에서 자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꿈 자체가 흔히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꿈이 꿈꾸는 사람을 끌고 물 속으로 들어가거나, 함정 속으로 또는 엘리베이터로 지하실까지 또는 어두운 계단 아래로 또는 골목 깊숙이 끌고 간다. 전형적으로 꿈꾸는 사람은 높은 곳과 빛을 선호하기 때문에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내가 대학에서 가르칠 때 학생들이 나에게 꿈 이야기를 자주 하였는데, 그들은 도서관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중에 보면 고대 지하실에 가 있더라는 것이다. 그 꿈이 놀라울 것이 없는 것은, 대학 생활이 아폴로적인 점을 받아들이고 보면, 그만큼 상층 세계와 상아탑을 생각하게 되고, 우리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은유가 되기 때문이다.

큰 기계설비 회사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나에게 꿈 이야기를 하는데, 꿈속에서 그가 남편과 함께 빌딩 아래층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내리고 보니까 전체가 물에 잠겨 있었다는 것이다. 함께 물 위에 떠서 복도를 지나 거리로 나와서 마침내 근사한 식당에 가 앉아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였다. 이것 역시 꿈이 드러내는 이미지이다. 판타지의 액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돌아다니며 거기서 영양을 섭취하게 되었던 것이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자연 법칙에 따라 받아들일 일은 결코 아니지만, 꿈속에서 우리는 물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호흡할 수 있다. 꿈은 물 같다. 꿈은 고정시키거나 고체화시키는 모든 노력에 저항한다. 우리는 사상과 이성의 공기 같은 영역에서 오로지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꿈을 꾼 이 사람은 상상력과 삶이 유동적인 그토록 진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미식가의 스타일로 먹을 수 있었다.

길잡이 수호신

이미지에 접근할 때 흔히 이미지 밖에서 의미를 찾으려한다. 꿈속에서 시거는 시거 대신에 남근의 상징으로 고려된다. 여인은 특정 여인 대신에 여성성을 나타내는 아니마적 인물이다. 어린이는 단순히 꿈속의 어린이 대신에, ‘내 자신의 어린이 부분’이다. 우리는 상상에 대하여 생각할 때, 프로이드가 표현하였듯이, 숨겨진 의미와 명백한 의미를 가지고 그것이 상상적인 생각이라고 느낀다. 만약 우리가 주어진 상징들에 대하여 ‘암호해독’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이미지 속에 감춰진 의미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꿈의 세계가 창조하는 것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이 가능하다. 만약 숨은 의미나 밑에 깔려 있는 메시지가 없다면 어떨까? 전적으로 미스터리 속에서 이미지와 정면으로 대결할 것을 선택하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싸울 것인가를 선택한다면 어쩔 것인가?

그리스 사람들은 삶에 동기부여도 하고 안내자가 되는 수많은 무명의 영들을 수호신이라고 칭하였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수호신의 지시에 따라 자기 인생을 살았노라고 주장하였다. 근대에 와서 W.B. 예이츠는 다이몬이 감동도 협박도 둘 다 한다고 경고하였다. 융 역시 "회상, 꿈 그리고 성찰"이라는 책에서 ‘후기 사상’이라는 장에서 수호신에 대하여 논의한 바 있다. 즉,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알려지지 않은 소외된 것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마치 우리 자신이 꿈이나 영감을 만드는 것이 아닌 줄 아는 것과 똑같다. 어찌보면, 그것은 제 나름대로 생기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식으로 생기는 일은 그것이 마나(mana)와 수호신과 신 또는 무의식으로부터 퍼져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자신은 무의식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지만 동시에 수호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호신적인 삶은 상상력의 움직임에 대한 응답이다. 융이 탑을 쌓을 때, 일하는 사람들이 사이즈가 틀린 커다란 돌을 가져왔다. 그는 이 ‘실수’를 머큐리신의 수호신이 하는 일로 받아들였고, 그의 가장 중요한 조각 ‘볼링엔 스톤’으로 그것을 사용하였다.

15세기에 피치노는 그의 책 영혼의 돌봄에서 태초부터 우리와 함께 있는 수호신을 찾으라고 권고한다. 즉, “누구라도 자신을 철저하게 살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다이몬을 찾을 것이다.” 릴케 역시 수호신을 존경심으로 대하였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릴케는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찾기 위하여 자신 속에 깊이 다이빙해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즉, “자신 속으로 들어가서 너의 삶이 흘러나오는 근원이 얼마나 깊은 곳인가를 보라.” 릴케는 자신이 예술가가 될 소명이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 하는 한 젊은이에게 충고하고 있으나, 그의 권고는 일상의 삶을 예술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누구에게라도 적용된다. 영혼은 삶이 흘러나오는 저 깊은 곳과 터치되기를 원한다. 이 욕망을 충족시킬 최상의 길은 나날의 상상력의 샘으로부터 독립적인 존재처럼 생기는 이미지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꿈의 세계에 대하여 존경을 표하는 일이 암시하는 것은 우리가 상상 그 자체를 다시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정신 작업은 특히 창의적인 형태로 보는 대신에, 우리는 보다 더 그리스 신화의 선을 따라서 자율 존재가 생기는 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우리의 관계는 동시에 변할 것이다. 현란한 환타지를 이성적인 술어로 번역하려는 시도에서 인물과 지도와 동물과 사건들처럼 검증 가능한 세계를 관찰하고 또 그 속에 들어가는 것으로 바꾸어서 마침내 완전히 이해할 수 있거나 통제할 수 있는 술어로 돌릴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꿈이나 예술의 상상은 수수께끼처럼 풀어야 할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상상은 깊은 의미를 감추는 만큼 드러내기도 한다. 꿈의 영향을 받기 위하여 그것을 이해하거나 심지어 뜻을 캐내야 할 필요는 없다. 단순히 그와 같은 이미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그 자체의 자율성과 미스테리를 허용하면 먼 길을 거쳐서 의식의 중심을 이해심으로부터 반응하는 쪽으로 옮겨 가게 된다. 수호신의 현존 안에서 사는 것은 내면의 법칙과 역설에 순종하는 것이다. 키케로는 말하기를 -daimon(수호신)의 라틴어 번역어- animus야말로 우리의 사람 됨됨이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 하였다. 피치노는 수호신과 갈등을 일으키며 사는 것을 경계하였는데, 잘못하면 최악의 상태로 영혼의 병으로 쓰러지게 될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그는 말하기를 수호신의 요구가 직관적인 매력이나 금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전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어디 가서 살 것인가를 결코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삶이 흘러나오는 근원은 너무나 깊기 때문에 그것은 ‘타자’로서 경험된다. 고대 수호신의 언어로 말하면,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감각 속으로 상상력을 끌어넣는데 도움이 된다. 삶의 근원에 대한 우리의 관계는 상호관계로서 자아와 천사 사이의 극적인 긴장이 된다. 이런 대화 속에서 삶은 더욱 예술성으로 가득해지고,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극적인 것인 된다. 우리는 정신 질환자라고 딱지 붙이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면을 본다. 그들의 행동은 대부분이 명백하게 극적이다. 그들의 삶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성으로서 심오한 ‘타자들’은 의상을 온전히 갖추어 입고 나타난다. 작가들은 그들의 작중 인물을 의지와 의도를 지닌 사람들로 이야기 한다. 소설가 마가렛 �荑理若�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 즉, “만약 작가가 너무 보스 행세를 하면, 작중 인물들이 작가가 창작자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들이 동시의 작가를 만드는 창작자가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