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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논리와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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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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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는 신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신이 평범한 존재도 아니고 수염이 달리지도 않았고 구름 위에 떠서 사는 것도 아니었다. 이 신은 너무도 나의 나이브한 상상력을 초월한 존재였기에 그의 이름을 드물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고, 보통은 나의 내밀한 기도에서만 사용하였다. 말을 걸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신을 믿는 것이 이제는 어렵지만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만 못한 것은 어느 것일지라도 친숙한 것에 대한 우리의 필요에 의하여 너무 명백히 제한되기 때문에 참 종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종교체험이 보여 주는 것이 있는데, 신과 우리의 관계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하여 갖는 관계와 같다. 우리는 신에게 기도하면서, 마치 아버지, 어머니, 보호자, 구원자, 힘 있는 사람, 기적을 행하는 사람, 창조자에게 하듯이 한다. 종교는 다만 정신적 경험만이 아니라 정신처럼 마음도 개입되는 헌신적인 경험이다. 그러나 온전히 타자로 대하는 세련된 신관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많은 신비주의와 종교가 목표로 삼는 것처럼, 인격적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가? 연관된 질문 하나 : 인생이 성숙한 시대 속에서, 발달된 문화 속에 살면서, 그래도 헌신적으로 경건할 수 있는가? 수많은 현대 작가들이 주장하듯이, 그런 것이 세계화 시대 속에서 시대착오적이면 미신적인 것은 아닌지? 나는 헌신적으로 경건한 종교와 전통적 종교 형식과 심지어 마법적인 것까지도, 물론 근본개혁적으로 radically 새롭게 상상력을 살리는 전제하에 필요성을 주창한다. 내가 나이브하게 잘 속는 사람일까? 내가 과학적 세계관의 새로운 진리에 대하여 눈을 뜨지 못한 것일까? 종종 나는 사무엘 베케트처럼 느낀다. 그는 되풀이해서 글을 쓰면서, 적절한 낱말들이 없을뿐더러 낱말들은 살인적이라 하였다. 이 모든 그의 언어에 대한 회의 때문에 평생을 말을 가지고 사는 삶에 헌신하였다. 나도 완전히 알 수 없는 그 뭔가에 내 삶을 헌신하였을 뿐 아니라 그 미스테리와 신성함을 강조하는 일을 선택하고 살아왔다. 이것 때문에 세속과 종교의 양쪽 전문가들이 나를 비판한다. 내가 세속적인 체험과 연구나 신학적 추상화 작업 그 어느 쪽에도 들어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양쪽 집단에서 나를 경량급으로 생각한다. 어떤 이는 내가 신의 이름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내가 너무 경건하다고 한다. 나는 베케트와 함께 결론을 내린다. 낱말들이 살인적이며, 어느 것 하나도 적절한 것이 없다. 신학의 소재가 되는 심오한 역설과 모순을 어떤 낱말들이 전달할 수 있을까? 가장 총명한 신학자들이 신을 초월한 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이름, 그리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연구로서 신학적 과학이 언급하는 것으로 끝내준다. 신비가들이 역설과 미스테리를 표현하는데 종종 성공적이다. 선의 교훈적 이야기들과,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매듭진 문장들, 그리고 수피의 시가 좋은 본보기이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사리를 따져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의 세계로 깊이 들어가도록 끌어다 준다. 종종 우리는 두 가지를 단번에 해야 한다 : 긍정과 부정, 신앙과 의심, 예배와 회의론, 관계와 전적으로 비우기 같은 것이다. 말을 하자마자 모두 거두어들이되, 거두어들이면서도 촘촘히 리얼리티를 부여하라. 쿠사의 니콜라스의 책 「숨은 신에 대한 대화」De abscondito, 즉 이교도와 기독교인의 대화를 고찰하라.(1444p)
이교도 : “당신이 예배하는 신은 누구인가?”
이 글은 교회의 추기경이 쓴 것 치고는 놀랄만한 것이다. 몇 가지만 고치면 베케트 Beckett가 쓴 것이라 할만하다. 신은 말 할 수 없이 신성한 존재이지만 명명할 수 있는 존재 저 너머에 있다. 그는 숨은 신이지만 찬양받을 수 있다. 교황 말고는 최고위직인 추기경이 “당신이 예배하는 신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모른다”고 그는 대답할 수 있다. 내 생각에 이거야 말로 우리가 종교 안에서 가는 길이라고 본회퍼가 보는 것이요, 적어도 성숙한 시대의 신학을 지니고 살기를 선호하는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모순과 역설 속에서 살 수 있으며, 불가시적인 것에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의 삶이 바로 신비스러운 그 이유 때문에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오로지 세속적인 세련된 방향으로만 간다면, 우리는 재빨리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과학 기술적인 사유 형식이 영혼을 고갈시키고 우리의 인간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쪽 극단으로 치달으며 나이브한 신앙을 주장하며 세속의 일들과 문화를 드러내는 일에 참여하는 데서 오는 기쁨과 단절된다. 중도는 비움과 이미지의 길이다. 과학기술의 비전과 종교를 조화시키려면 세속성 속으로 아주 깊이 들어가서 마침내 신성성이 나타나도록 해야 하고, 영성 속으로도 아주 깊이 들어가서 결국은 하늘과 땅을 떼어 놓고 보지 않을 정도까지 가야한다. 그때 신은 대상물도 아니고 세속적 관심의 피안도 아니다. 마치 마을 한 복판에 현존하는 본회퍼의 하나님처럼, 세속적 관심의 바로 핵심 속에 현존한다. 나는 이것이 범신론도 아니고, 신이 만물이고 만물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 만유재신 panentheism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산만하고 추상적인 신이다. 아니, 이 신은 근원이고 목표이며, 현존이며 인격이다. 본회퍼나 폴 틸리히나 참선의 대가들, 그리고 수많은 신학자들이 신을 추구하는 것을 역설로 제시한다. 역설적인 것을 떠나고 나면 이미 신학적 분위기는 벗어난 셈이 된다. 신은 친숙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알 수 없다. 신은 창조자이며 거룩한 애인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이중의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이미지는 우리를 미스테리의 경내 precinet로 데려간다. 그러나 거기서 우리는 말을 잃은 채 남겨지게 된다. 내 생각에는 바로 이점이 모든 이가 자기 나름대로 신비가가 되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말로 할 수 없는 그분의 현존을 우리의 뼈 속 깊이에서 알 수 있는 성소를 찾아야 한다. 본회퍼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글에서, “사람이 자신의 세속성 속에서 지쳐 떨어지도록 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의 강점을 살려서 신을 대변시켜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나에게 이 말이 뜻하는 것은 가능한 한 내가 살고 있으면서, 내 자신을 방어하고 주춤거리는 세상에 대하여 한껏 나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순수한 영의 이름으로 삶을 회피하는 것이 종교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창조주인 만물의 신에게 항거하는 것이다. 신은 진한 삶의 한 복판에서 찾든지 아니면 전혀 못 찾는다. 수도사들은 어떤가? 그들은 ‘세상에 대한 경멸하는 마음’을 지니고 분명히 삶에서 물러나 있다. 실제에 있어서 어떤 수도사들의 contemptus mundi ‘세상에 대한 경멸’을 오해한 채 사실상 물러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수도사들이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의 목적은 세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도 거기에 눈멀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핵심에서 신성을 찾는 것이다. 신론 God-language은 어떤가? 우리가 세속 사회 속에서 신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영적인 사람이 되는가? 이 이슈에 대해서는 내가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우리가 영성의 마음으로 삶을 살기 위하여 신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 사실상, 전통적 신론 God-talk을 사용해서 영적으로 삶을 산다는 것이 오늘날에는 특히 어렵다고 믿는다. 우리가 살만한 사회를 만들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일상의 경험이나 자연이나 미스테리 같은 데서 나타나는 보이지 않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신을 재발견하는 시대가 된 듯하다. 본회퍼가 오직 너무나 잘 알았듯이, 사물의 중심에서도 이 세상은 고난의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전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은 고난이나 도전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생기든 간에 긍정적으로 기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반되는 것은 삶 속으로 파고들어서 미스테리에 근접할 만큼 모험도 해야 하고, 삶이 우리 각자에게 특정한 굴복을 요청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만큼 깊이를 캐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심오한 미스테리의 시점에서 신은 잠깐 나타나는데, 대상 it으로서가 아닌 인격 thou로서 나타난다. 우리가 신에 대한 관념을 인격적인 것으로 환원시켜서는 안 되지만 인격에 대한 개념을 확대해서 마침내 그 속에 신을 내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들 속에서 미스테리를 볼 수 있었다면, 우리는 궁극적인 미스테리 속에서 인격을 일별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기도 또한, 궁극적 인격과 연관을 짓는 수단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세계에 개입하는 것에 근거하고 또 거기서 완성된다. 그 중심에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통하여 신과 연관을 맺을 수 있고, 신과 맺는 관계의 질은 우리가 세계에 개입하는 특성에 좌우된다. 관건은 신의 인격을 신의 창조와 분리시키지 않고, 거룩한 창조를 우리가 과학 기술을 통하여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세계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 사이의 틈새는 그들이 각기 충분히 미묘해지고 환상적으로 될 부분에서의 실패를 무심중에 드러낸다. 신을 숨어 있고 알 수 없으면서도 삶의 한 가운데 있는 존재로 볼 때, 최선이나 최악, 어느 면에서는 나는 개인적으로 나의 가톨릭 신앙을 더 심화시킬 수 있는 길을 보기 시작한다. 내가 평생토록 명상하며 살아온 여러 교훈들 속에서 새로운 차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톨릭 언어에 기어들어오는 감상적인 것이 갑자기 사라진다. 추상적 전제가 생명력을 띈다. 권위의 문제가 줄어든다. 가톨릭의 생활방식이 교파적인 것이기보다는 오히려 보편적인 것으로 마침내 보이기 시작한다. 영혼은 신에게서 양식을 얻고, 거룩한 가슴에서 양육된다. 심오한 영혼은 인격과 생명을 텃밭으로 삼고 영생을 터치하는 영성과 자양분의 일정한 분량이 필요하다. 인간적인 차원이 성장하려면, 상상에 의하든지 정교한 논리에 의하든지 간에 영혼이 신성과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피치노 Ficino가 말하듯이, 영혼과 영합이 서로 연결될 때, 각자가 서로에게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 우리의 영성은 인간의 욕구에 민감해야 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은 영성 문제에 열려 있어야 한다. 신은 아름다움 속에서처럼 불결함 속에서도 존재한다. 우리가 영성을 긍정적이며 빛나는 용어로 정의를 내린다면, 그것은 감상적으로 되고 그래서 소용이 없어진다. 영적으로 된다는 것이 곧 기도하고 명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결혼과 노동과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몸부림치며 고투하는 일에 개입하거나 사회적 책임이나 정의와 평화가 깃든 세계를 만들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다. 종교적 태도란 우리의 실패를 관상하도록 도우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 있어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든지, 아니면 노력을 거꾸로 했든지 간에, 사실 그대로를 보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총기 소유를 문제 삼는 격정에 있어서 우리가 분열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무기를 숭배하는 것과 무기에 의하여 오염 되지 않으려는 노력 양쪽을 다 깊이 들여다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무기가 상징하는 힘이 필요 하는 점은 볼 수 있으나 무기가 물신 fetishes처럼 존재하는 위험은 못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난개발 runaway development을 검토하면서 그것이 창조적 표현과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는 일에 있어서 방향이 틀리기는 하였으나 타당한 필요인지 아닌지를 볼 수도 있다. 경제 개발에 있어서 아름다움이나 공동체에 대한 진지한 관심의 부재는 우리가 종교적 구성요소를 망각했다는 사실을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신이 그런 이유로 해서 추상적인 것은 아니다. 만약에 신이 사물의 한 가운데 존재한다면, 우리는 직접적인 대화나 기도를 통해서, 아니면 삶과 세계를 매개로 하여 신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보다 폭넓고 더 깊은 상상력은 우리로 하여금 의미와 함께 창조 속에 담긴 모든 초월적 함축성을 재충전할 수 있음을 감지하게 해 줄 것이다. 그런 믿음이야말로 우리의 상상력의 질과 범위에 좌우되며, 모든 종교의 목적은 그런 상상력을 교육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교적 태도에 있어서 너무 개인적으로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신의 위대함과 말 할 수 없이 신성함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린다. 신에게 스스럼없이 접근하다 보니까 그런 것이 불행히도 너무 인기를 끄는 게 되었다. 이와 반대로 우리는 너무 정신적이고, 너무 내면적이며, 태도에 있어서 너무 우주적이기 때문에 종교는 공중에 뜬 것처럼 되거나 너무 사변적이 된다. 이런 분리 현상의 양면이 둘 다 심화 과정에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효과적인 형식의 경건과 동시에 신학적 문제에 관하여 비판적이면서도 감상적이지 않은 지성이 필요하다. 신의 미스테리와 불가해성과 이름 붙일 수 없음이 모두 존중될 때 비로소 우리는 신이 도처에 그리고 거기에 속속들이 존재함을 볼 기회를 얻게 된다. 그 때에 우리는 사람들과 그러하듯이 신과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 서로에게 현존하면서도 지나치게 친숙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관념에 단순히 사로잡히는 것도 아니게 된다. 우리는 서로 대화할 수 있고, 서로가 말을 들어준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우리는 경청할 수 있게 되며 서로 이해한다는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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