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오아시스>에서는 매일 춤을 춘다. 춤 명상 Dancing Meditation이다. 요즘 상담 프로그램에서 춤 테라피를 많이 이용한다. 춤이 갖고 있는 치유의 힘을 많은 사람들이 발견하고 있다. 춤을 추면서 내면 깊숙이 묻어두었던 한 恨과 아픔을 쏟아내고 자유와 기쁨을 맛본다. 춤을 추면 출수록 춤이 지닌 힘과 매력에 빠지게 된다. 왜 그럴까? 춤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본래적인 몸짓이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서부터 현대 신세대에 이르기까지 춤은 늘 우리와 함께 있었다. 인간은 걸음을 배우기 이전에 이미 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일어서지 못하는 아기도 리듬에는 반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라! 사실 우리의 생명이 맨 처음 잉태되었을 때 우리가 들었던 것은 엄마의 심장소리인 리듬이었다. 리듬에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본래적인 것이다. 리듬을 들어도 반응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인 것이다.

종교적으로도 춤은 영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다윗은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길 때 너무 기뻐 춤을 추었다(삼하6:14-16,20-23). 여기에서 보여준 다윗의 춤은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놀이가 아니었다. 그는 여호와 앞에서 있는 힘을 다해 춤을 추었다. 게하르트 마틴 Gehart Martin은 말한다. “다윗은 춤출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춘 것이 아니라 춤이 자유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춘다.” 춤을 통해 얻는 자유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는 복음의 내용 그 자체이다. 춤은 조직화되고 정형화 된 종교(의식)가 담아내지 못하는 하나님에 대한 체험과 고백과 신앙을 현재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춤에 대해 교회와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은 후대 로마제국에 이르러 춤이 외설적인 구경거리로 전락했고, 이원론적인 헬레니즘, 몸을 천시하고 정신을 귀하게 여기는 신플라톤주의의 영향 때문이었다. 춤의 ‘거룩성’을 상실한 현실을 보면서 후대 교부들은 춤에 대해 열광주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춤은 점차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는 영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춤을 하나님을 향한 내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종교적 실천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춤은 하나님을 향한 영광, 찬양, 기원, 영적 희열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춤은 말로 정리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전부를 드리는 기도가 될 수 있다. 예배란 우리 몸을 하나님께 온전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다(롬12:1). 영적인 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 바치는 자신의 몸짓이며 헌신이다. 또한 음악, 그림, 건축과 마찬가지로 춤도 하나님께 봉헌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은사이다.

루이스 Murshid Samuel L. Lewi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춤은 먼저 리듬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고 리듬에 대하여 잘 반응할 수 있도록 우리를 고양시켜 준다. 리듬에 잘 반응한다는 것은 우리 삶에 대해 잘 응답한다는 것이며, 우리를 더욱 살아있게 한다는 것이다. 춤은 형태와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주며, 그 즐거움 속으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춤은 우리 내면의 저편을 취해 비존재 (nonbeing : 존재상실이 아니라 존재를 초월하는 상태)의 맛을 알게 해준다. 춤은 진정 우리 영혼의 향기이다. 춤을 추다보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데, 몸과 마음과 영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적인 영성적 심미 spi- ritual aesthetic의 부흥을 보고 있다. 이런 흐름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인간성의 완성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의 거룩성과 몸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다. 어떤 조직이나 기구, 사상과 명제들, 형태나 틀은 인간 자신보다 덜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앞의 것들은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해와 사려와 공감 속에서 양육된다면 그만큼 영성적 예술은 온전한 꽃을 피울 것이다.” (‘Spiritual Dance and Walk’)

<에니어그램 오아시스>는 몸 관찰이 에니어그램 수련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 길인지를 강조한다. 그래서 요가 명상과 춤 명상을 하루의 시작과 마감 프로그램으로 채택하였다. 모든 선입견, 판단, 생각을 내려놓고 깨어 관찰하며 움직이면, 거기에서부터 새로운 감각과 각성이 일어난다. 깨어있는 관찰을 따라 움직이기 위해 <에니어그램 오아시스>는 형식에서 벗어난 즉흥적인 춤을 안내한다.

즉흥적인 춤 Improvisational Dance은 주어진 형태나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따라 몸이 이끄는 대로 혹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기쁨, 소통, 해방, 신비적인 황홀감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즉흥적 춤은 집중력, 순발력, 자발성, 신체의 민감성 등을 길러 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상상과 이미지를 발견케 해줌과 동시에 참신한 창조성과 응용력, 협동심을 갖도록 해준다. ‘즉흥’은 사람의 굳어진 신체와 굳어진 상상력 그리고 소심한 표현력이나 의지를 보다 유연하고 과감하게 만들어 가면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자기다움의 언어를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때 표현과 반응의 경계는 무너지게 되며, 이 둘의 조화와 함께, 혼합된 새로운 영역이 탄생하게 된다. 사라 피어슨 Sara Pearson은 이것을 모든 창조적인 예술의 필수적인 순간적인 창조라고 말한다.

‘즉흥’은 과거에 안주하거나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순간을 나타내는 것이며 머릿속의 지식이 아닌 신체 깊숙이 나는 소리, 즉 신체 내부의 정신이나 감정, 음악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열어 보이는 창조를 위한 과정이다.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순간을 표현하기에 구르지예프가 소개한 ‘신성무 sacred dance’가 추구하는 목적과도 동일하다. 신성무는 완벽한 절제와 형식을 통해 깨어있는 감각을 추구하기에 ‘즉흥무’와 방법은 전혀 다르지만, 결국 도달하려는 지점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은 신이 나를 통해 그분의 춤을 추는 것이라는 것을. 신의 춤을 자각하는 그 지점까지 춤 명상은 나아가려고 한다.

에니어그램 격언

수련 인성을 위하여 : 늘 깨어 있으라 기계적 삶에 저항하며 살기 위하여 수련하는 목표이자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정진, 또 정진! 명상 60 명상은 앉아서, 결정은 무릎 꿇고 행동은 일어서서, 실천은 걸으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