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

햇순, 공동체성서연구


	5/2014	목차 (2014년 5월호, 제219호) :햇순:을 읽고.. 편지로 띄우는 말씀 / 공동체성서연구자료 / 성서난해구 해설 / 공동체만들기 오늘을 바라보며 / 말씀과 삶의 뜨락 / 현장의 소리 / 강정규 시 영성생활에 도움되는 책 / 에니어그램영성 / 공동체소식 / 공동체 이야기

공동체 만들기

불 밝힘

강 옥 희

광명YMCA 사무총장,
볍씨학교 거름선생
kmbsi@hanmail.net

“어? 등대모임 하러 오셨어요?”
“같이 들어가요”
“우리가 제일 먼저 왔네요.”
“어서 오세요. 음~ 맛있는 냄새...”

5분 후쯤 돌잡이들 만한 아이를 데리고 촛불들이 초인종을 누릅니다. 다 모이니 아이들까지 10명이나 되네요. 오늘은 2014년 새로운 등대의 첫모임으로 점등식을 하는 날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있어 어색한 기운이 잠시, 곧 첫 번째 ‘마음나눔활동’을 하면서 요즘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이야기들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 고백을 들으며 함께 공감하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며 어색한 기운은 사라집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촛불로써 생활약속을 함께 낭독하고 매년 3월이면 광명YMCA의 촛불들은 새로운 촛불들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등대를 만듭니다.
마을과 지역에 빛을 밝혀 길을 안내하는 등대 안에는 5-7명의 촛불들이 있습니다.
촛불은 불을 밝혀 자신과 이웃을 따뜻하고 환하게 하는 주부들입니다.

우리는 자연자원과 생활용품의 소비를 최대한 줄입니다.
우리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향으로 생활방식을 개선합니다.
우리는 항상 배우고 실천하며 나누는 생활을 합니다.
우리는 지역자체에 관심 갖고 적극 참여합니다.

촛불들의 약속입니다. 매주 우리들은 모여 이 약속을 함께 낭독합니다. 그리고 한 주의 삶을 돌아보고 계획합니다. 이 작은 공동체에서 자신도 성장하고 아이들도 키우며 이웃을 위해 실천하고 동네를 변화시켜 갑니다.

광명YMCA가 등대를 통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이루어 온지 20년이 되어 갑니다. 20년 동안 등대를 통해 성장도 하고 마을도 이루며 즐거운 경험도 많았지만 고민들도 생겼습니다.

우리들의 삶은 더욱 빠르고 편리한 것을 쫒아가게 되고, 함께 모여 지혜를 나누고 함께 변화를 모색해보기 보다 개인의 능력으로 살아가도록 사회는 부추기고, 그 속에서 천천히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등대모임을 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내는 일은 참 많은 것을 포기해야 가능해졌습니다.

그 속에서도 촛불로 등대에 불을 밝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시내등대’, ‘은밀한 미소’, ‘다함께’, ‘수상한 누나들’, ‘내마음의 등대’, ‘봄날’, ‘꿈꾸는 등대’, ‘그물’, ‘못나가’, ‘해볼래’, ‘소금’ 등 2014년 광명에서 빛을 낼 등대들입니다.
지난 3월 말 새로운 촛불들이 첫 점등식을 하며 지은 새로운 등대 이름들입니다. 각각 한해의 바람과 계획을 담아 소중한 점등을 하였습니다.

“저는 등대3년 차입니다. 등대모임하면서 언니들도 만나고 조금씩 성숙해져가는 것 같아요”
“저는 등대생활한지 10년이 됩니다. 많이 성장하면서 내가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변해갔고 사회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모임하기가 편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젠 안하면 허전해요. 이제 생활이 된거죠”

촛불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게 합니다.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의 경험이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등대생협을 함께하는 8개 지역의 YMCA는 새로운 등대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성장한 경험을 많은 분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연구하며 새로운 모색을 시작하였습니다. 공동체는 완성형이 되기보다 끝나지 않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기며 우리 촛불들은 불을 밝히며 등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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