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08

 

 

 

 

 

 

 

 

 

 

 

 

  편지로 띄우는 말씀

 

사랑의 일치

 

 

 

 

 

 

 

 

 

 





김영운 목사

공동체성서연구원장,
한양대학교 교목실장
kimyo120@hanmail.net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 마더 테레사와 이태영 선생이 만났을 때 두 분이 손을 마주잡고 의기투합하여 하신 말씀이 ‘세계 평화는 가정 평화로부터’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생을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사랑으로 봉사하며 사신 분과, 번민하는 이웃들과 함께 한숨지으며 법률 구조 활동을 하신 분의 경험에서 깊은 철학과 사랑이 영글어 나온 한 마디 말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오월, 가정의 달에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씀도 떠오릅니다.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집안이 화목한 것의 기초는 부부의 화목이요, 바로 부부가 이루는 사랑의 일치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여 결혼하고 일가를 이룹니다. 하여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가정을 꾸려나갑니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부모의 사는 모습을 보며 배웁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다툼이 일어나고 급기야 부부싸움이 됩니다. 어른들에게는 부부싸움이 아이들에게는 ‘부모싸움’입니다. 부모가 싸우는 것이 어린이들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그 상처는 ‘재생산’되며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갑니다. 부모가 잘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자신들이 부부싸움을 하게 됩니다.

부부싸움을 안 하는 집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집에서 다툼이 일어나니까 가정평화가 어려운 만큼 세계평화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니 부부가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세계평화의 기초라 할 만합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화해와 평화로 일치를 이루면, 그런 부모를 보고 배운 어린이들은 소꿉장난을 해도 사랑하며 평화를 이루는 부부 노릇을 하며 놀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사랑합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부부 싸움이 일어나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각기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표현합니다. 자녀들은 그 때 혼란이 일어납니다. 어린이들이 그런 표현은 못하지만 속으로 사랑의 진정성에 대하여 회의가 일어납니다. 서로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것을 보면서 ‘사람은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싸우는 거구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양육 과정과 성장 배경이 중시되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눈높이와 가치관이 교육과 경험과 사회,문화 환경과 기대치가 합하여 이루어지는 것, 즉 CE⁴- Level (4페이지 참조) 임을 생각할 때 더욱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일입니다. 요즘 독신자 또는 독신주의자를 포함한 싱글들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부부싸움이란 이름의 부모싸움이 자녀들의 정서와 특히 통합적 사고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가정 안에서 시작되는 불균형입니다. 교회 안에서 시작되는 불균형입니다. 교회 안에서 지도자들이 다투는 모습은 신도들 사이의 불균형과 비통합을 낳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다툼은 국가 안에서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사랑이 화해와 일치의 선순환을 이루며 평화를 만듭니다. 다툼은 분열과 불균형과 비통합 非統合을 이룹니다.

가화만사성은 평화의 기초입니다. 가정의 평화, 세계의 평화, 그리고 인격 성숙과 통합의 근본입니다. 부부가 평화를 위하여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뜻을 새롭게 재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부부 각자가 스스로 인격을 성숙시키고, 개별화를 통하여 자유와 건강과 행복을 이루는 것이며,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하고 인격적으로 존경하며 스스로 존엄성을 갖도록 양육하여 일찍부터 자유롭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며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사랑의 일치를 이루어 나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부가 이루는 사랑의 일치는 세계 평화를 이루는 길이며 인류를 사랑하는 일이며, 인류를 위하여 사는 길입니다. 내가 한 가정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가정이란 작은 공간 안에서 이루는 사랑의 일치가 바로 세계적인 일이요, 우주적인 일입니다. 이런 뜻을 소중히 여기고 사는 부부에게서 난 사람들과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양육된 사람들이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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