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쉼터 ‘새삶의 집’의 김명자 원장은 즐거운 식탁이 되도록 정성스럽게 식사 준비도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대화의 성찬’이라는 식탁을 준비하는데 온 마음과 정성을 기울인다. 노숙생활을 하면서 깊어진 세상에 대한 원망과 하소연을 들어주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소 장애인시설과 국립의료원에서 목욕봉사, 보호 관찰 청소년 상담, 호스피스 봉사 등을 해온 김 원장이 노숙인 쉼터를 마련하게 된 동기는, 2003년 암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었을 때다. 당시 감신대 4학년이던 아들이 노숙인들을 위한 길거리 상담을 나갈 때마다 그들에게 줄 간식을 챙겨준 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해 5월 서울 사직동 재개발지역에 사재를 털어 ‘새삶의 집’을 개원했으며, 월 평균 10여명의 노숙인들이 생활한다.

이곳에 입소하면 가장 먼저 새 삶이 예고된다. 우선 새옷을 받으면서 “당신은 더 이상 노숙인이 아닙니다. 이젠 어딜 가도 돌아와 편히 쉴 집이 있습니다”라고 들을 때 한없이 눈물부터 흘린다. 또 주일에는 종교교회 권사이기도 한 김 원장과 함께 온 가족이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교회에 간다. 더 이상 자신은 노숙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깨닫고 새 힘을 얻었다고들 한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도 감당하기 어려웠으나 쉼터의 문을 닫을 수 없었다. 이제 희망을 갖고 재기하려는 쉼터 가족들을 다시 노숙인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4명이 자립해 나갔다. 좌절과 죽음을 생각했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절망했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고 감사하며 새 사람으로 변하여..

종로구 사직동 336-4호 새삶의 집 TEL : (02) 735-1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