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집회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시민들은 대통령의 한심한 행태를 비판하며 분노했지만 그 분노의 표현은 평화로웠습니다. 광화문의 희망광장 한 켠에서 군중의 일원으로 집회에 참여하면서 이 거대한 시민들의 함성이 또 하나의 시민혁명의 역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영국의 명예혁명과 미국 독립혁명 그리고 프랑스혁명은 세계 역사상 3대 혁명으로 일컬어집니다. 이 중에서 미국의 독립혁명은 영국의 제임스 1세가 프랑스와의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종이세, 창문세, 문세, 수염세 등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미국의 식민지 백성들이 반발하면서 시작됩니다. 미국인들이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자 영국은 차 茶세를 뺀 나머지 세금을 폐지하지만 차 茶세조차 탄압의 상징이라고 여긴 미국인들이 이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홍차를 실은 채 보스턴 항에 정박 중이던 영국 배에서 홍차 상자를 꺼내 바다에 던져버리는 소위 ‘보스턴 차 茶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를 기화로 독립전쟁이 발발하고 결국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됩니다.

프랑스혁명은 성직자, 귀족, 평민 등 3개의 신분으로 나뉘어 있는 신분사회에서 소수의 성직자와 귀족들은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관직은 독점하는 반면,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평민은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면서도 정치에는 참여하지 못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자유와 평등, 박애의 이념으로 무장하고 싸워서 구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평등의 세상을 연 시민혁명입니다.

이들 시민들에 의한 혁명의 공통점은 권력의 억압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이 원인이고, 민중은 불의한 권력을 용납하지 않기에 불의한 권력은 언젠가 민중에 의해 무너진다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하기에 모든 지도자는 그 눈이 아래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광화문으로 밀려드는 분노한 시민들의 물결을 지켜보면서 새삼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눅22:26)는 예수의 말씀을 새기게 됩니다. (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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