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임

2007년 7월 8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기념대회가 열렸다. 1907년 평양에서 있었던 회개사건이 기독교의 대부흥으로 이어진 것을 기념하는 모임이었다. 교파를 초월해서 연합과 일치의 정신을 살려, 온 교회가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이 날 2007년 오늘 우리가 해야 할 회개와 각성이 무엇인지 목회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성도들이 함께 고백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물질 만능주의와 타락의 길로 내리 닫고 있는 한국사회를 정화 시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는 비단 종교적인 문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제 문제에도 책임이 있음을 간과 하였고, 올바른 가치관의 제시와 정립이라는 책무도 소홀히 하였으며, 사회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고통 받고 있는 우리 형제와 자매들을 방치하였다. 지나친 물질주의의 만연, 도덕성 붕괴, 과학기술의 남용과 생명경시 풍조, 소외계층에 대한 무관심, 생명경시 풍조, 소외계층에 대한 무관심, 더 나아가 전쟁의 위협 등 교회의 분명한 역할과 개입이 요구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입을 다물거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2007년 이후로 기독인으로서의 감당해야 할 사명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자고 분명히 제시한 과제 중에 하나가 유기농 쌀 먹기이다. “한미-FTA로 위기를 맞은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한 생명의 쌀(유기농쌀) 나눔 운동을 선포하고 농촌교회(교인)-도시교회(교인)간에 결연식을 가진다”고 선포했다.

또 한 모임

2007년 8월 29일, 강원도 원주로 가는 길가에는 오늘따라 유난히 푸른 논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논길을 따라 꼬불꼬불, 물어물어 찾아간 동네 - 대안리 승안마을 - 제일 높은 언덕에 6칸짜리 한옥 공소가 나타났다. 1910년부터 예배처로 사용됐다는 대안공소는 신부가 주재하지 않아 공소라고 한다는데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었다. 이곳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이 ‘쌀을 통한 도농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 먼 길을 달려와 모였다. 생산자들과 스님들, 환경운동하는 불자들, 수녀님들과 우리농촌살리기 가톨릭 환경연대, 기독교 환경연대, 생명의 쌀나눔 식구들이 모였다. 쌀이란 주제가 종교를 초월해서 함께 나누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었다. 모판과 논에서 세월과 햇볕, 바람, 물, 땅 ,벌레와 같은 자연환경에서 익어가는 쌀과 같이 종교는 삶의 모판과 논에서 역사와 문화와 깊은 관계를 가지면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임에서 생산자들은 “나의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의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자연과 생명을 중시하는 농사를 짓고 전통적인 공동체성을 복원하며”, 성직자, 수도자들은 “도농상생의 길을 유기농 생명의 쌀에서 보며 그 길을 열기 위해 기도하고, 설교·설법을 강론하고 교육하며, 공양미, 성미를 유기농 생명의 쌀로 드리도록 권장하고 가능한 한 생협 매장을 두겠습니다”고 하였으며, 도시생활자들은 “밥이 생명임을 알아 감사한 마음으로 남김없이 먹고, 제철음식, 유기농, 제고장 농산물을 이용하고, 생태환경교육(밥상머리교육, 농촌체험)에 참여하며, 이 모든 사항은 나부터 책임의식을 갖고 실천하며 이웃에게 알리겠습니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