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지금 이스라엘의 해변 도시 욥바에 있는 성 베드로 수도원에서 이 답변을 쓰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11장에 정결 淨潔 음식 문제로 고민하던 베드로의 체험이 기록되어 있지요. 사도행전 11장 4-30절을 지금 막 읽었습니다. 부정한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한 것은 베드로가 구약에서 받은 교육입니다. 부정 不淨하다거나 가증 可憎하다고 하는 것은 제의적 祭儀的으로 부정하다 ritually unclean는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파괴하시는 새 세대의 새 윤리와 새 신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9 이튿날 그들이 길을 가다가 그 성에 가까이 갔을 그 때에 베드로가 기도하려고 지붕에 올라가니 그 시각은 제 육 시더라 10 그가 시장하여 먹고자 하매 사람들이 준비할 때에 황홀한 중에 11 하늘이 열리며 한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보니 큰 보자기 같고 네 귀를 매어 땅에 드리웠더라 12 그 안에는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더라 13 또 소리가 있으되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먹어라 하거늘 14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한대 15 또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16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후 그 그릇이 곧 하늘로 올려져 가니라.”(행 11:9-16)

여행 중이어서 제 의견을 “급히” 말씀드리는 것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1) 목사님께서 제기한 질문은 대답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중요한 문제입니다.
2) 구약이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전이기는 하지만 유대교인에게 가지는 의미와 기독교인에게 가지는 의미는 당연히 다릅니다. 기독교는 유대교가 아니니까요.
3) 목사님께서 소속하신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자체의 신앙고백에서 신구약 성서가 ‘신앙과 생활에 표준 標準이 됨을 믿는다’고 하였습니다. ‘표준’이란 말은 구약이든 신약이든 현대적인 상황에서 해석 解釋이 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4) 우리 주님께서 율법을 폐 廢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 完成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신 것이 해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님의 뜻과 요구를 복음 福音으로 완성하시는 형식으로써 옛 율법 律法을 폐하시는 것입니다.
5) 베드로의 욥바 경험이 우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6) 유대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는 않으면서도 일찍부터 산업의 한 형태로 돼지를 키워 팔거나 수출하거나 하는 것은 하였습니다. 지금도 이스르엘 평원에 있는 한 유대인 키브츠 집단농장에서는 수출용 돼지를 키운다고 합니다.
7) 이관수 목사님, 어려운 목회를 하고 계신 줄 압니다만, 전도서의 코헬렛이 말한 것처럼 이 헛된 세상에 살면서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 하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분복 分福이라고 생각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이에 내가 희락을 찬양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을 해 아래에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일 중에 그러한 일이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라”([개정] 전 8:15)

<민영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