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상황은 우리에게 끝없이 말을 걸면서 우리를 가르치고 경고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교육 개혁을 부르짖어도 사교육시장이 공룡보다 더 무서운 기세로 커져만 가는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요? 교회 갱신과 개혁을 그렇게 외쳐도 ‘맘모스’처럼 커져가는 교회는 우리에게 무엇을 경고하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에는 온 세계의 돈이 모여드는 ‘월 스트리트 Wall Street’가 경악할 굉음과 함께 요동치며 비상사태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여파는 온 세계에 쓰나미처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내부의 문제든, 세계 금융의 중심에서 생긴 문제든, 속을 들여다보면 ‘탐욕’이란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른바 ‘성장 지향을 하는 교회 추세 growth-church trends’도 사교육 시장의 횡포도, 우리 안에서 공룡처럼 커져가고 있는 ‘탐욕’을 가리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에 서 있는 뉴욕 월 스트리트가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금융 당국자와 정책 담당자는 물론 온 세계가 탐욕이 불러오는 가공할 만한 대가를 역력히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예수는 일찍이 ‘온갖 탐욕을 멀리 하라’고 하였습니다(눅12:15). 바울은 ‘탐욕은 우상숭배’라고 역설합니다. 탐욕은 생명을 거스르는 짓입니다. 성서를 읽으면서도 어째서 탐욕이 우상숭배인지 잘 모르던 사람들도 최근에 일어나는 금융 위기를 보면서 끝을 모르는 채 커가는 탐욕은 멸망으로 치닫는다는 교훈을 실감하게 되는 듯싶습니다.

‘재산이 차고 넘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거기에 달려 있지 않다’고 예수는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탐욕은 속성이 땅 두께보다 더 두껍고, 밑바닥 없는 함정 곧 ‘무저갱’과도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만족할 줄을 모르기 일쑤입니다. 여기에 빠지거나 사로잡히면 개인도 조직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기 전에는 제각기 ‘이번에는 달라’, ‘우리는 달라’ 라고 말하면서 자기기만이나 최면에 빠져 추락의 길을 자초하곤 합니다.

교회가 생명력을 잃어도, 사교육 시장이 자라나는 씨앗을 고사시키거나 병들게 만들어도, ‘개미 군단’ 같은 선량한 투자자들이나 주택 매입자들이 파산하게 되어도,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나 몰라라’ 하는 것입니다.

탐욕의 본질은 첫째, 자신의 필요를 넘어서서 부를 축적하고 권력을 쟁취하고도 더 가지려는 욕망을 부풀리는 것이요, 둘째, 남의 필요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며, 셋째, 권력을 잡기 위해 정도 이상의 부를 계속해서 축적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탐욕에 빠지게 되면 돈이나 소유 자체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므로, 타인의 복지와 권리를 대가로 자신의 부를 늘리고 축적하는 데 골몰하게 됩니다.

탐욕이 우상숭배가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조차도 이렇게 탐욕에 사로잡히면 돈이나 소유를 하나님보다 더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부를 위하여 서슴없이 ‘영혼을 파는 사람’이 되고, 더 많은 돈과 물질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처럼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월 스트리트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탐욕에 빠지면 진실을 외면합니다. 세계적인 금융가들이 두려움도 없이 ‘탐욕과 무지의 온실’에 갇혀 있습니다. 그래서 ‘탐욕이 공포를 능가할 때, 사고가 뒤따릅니다.’ 이쯤 되면 탐욕은 무지로 채워집니다.

월 스트리트의 추락 원인을 분석한 앤디 서워 Andy Serwer나 앨런 슬론 Allan Sloan은, ‘세계 금융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조차 제대로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복잡한 증권파생 상품들을 만들고 사고팔았다’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탐욕이라는 우상숭배에 빠지면 생명도 진실도 겁 없이 외면하는 무지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여기서 타산지석 他山之石의 교훈과 지혜를 얻어야만 우리 또한 우리의 문제에서 헤어날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