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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난해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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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 14 :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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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다가 보면, 가끔은 어떤 말이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분명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말하는 이가 선지자 자신인지, 아니면 말하는 이가 여호와이신지 분명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저는 예레미야 14장 17절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도 자기 백성의 파멸 破滅과 고칠 수 없는 심각한 상처를 보시면서 안타까워 우시기도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하신 말씀을 한 번 보세요. 제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너는 이 말로 그들에게 이르라 내 눈이 밤낮으로 끊치지 아니하고 눈물을 흘리리니 이는 처녀 딸 내 백성이 큰 파멸 破滅, 중 重한 창상 創傷을 인하여 망함이라 ([개역] 렘 14:17) 이건 분명히 하나님께서 우시는 것 아닙니까? 제가 우리말 번역 성경을 잘못 읽은 겁니까? 예레미야더러 “너는 이 말로 그들에게 이르라” 하실 때 이 말이 뭡니까?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내 눈이 밤낮으로 끊치지 아니하고 눈물을 흘리니...”가 아닙니까? 우리말로 쉽게 번역이 되고 구두점이 잘 적용되어 있는 [공동번역]과 [새번역]을 보아도 제가 결코 성경 본문을 잘못 읽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세요! 너는 이런 말을 백성에게 일러주어라. “내 눈에서는 밤낮으로 눈물이 흘러 울음을 그칠 수가 없구나. 처녀 같은 내 딸, 이 백성이 심하게 얻어맞아 치명상을 입었다.”([공역] 예레 14:7) 너는 이제 그들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내 눈에서 밤낮,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릴 것이다. 처녀 딸, 내 사랑스러운 백성이, 참혹하게 얻어맞아 죽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새번역] 렘 14:7) 이 두 번역에서도 “내 눈에서는 밤낮으로.....”([공동번역])나 “내 눈에서 밤낮” ([새번역])은 바로 하나님 자신이 눈물을 흘리시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제가 여러 번역을 비교하여 읽다가 영어 번역 중 하나를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시는 것이라고 지금까지 생각해 온 본문을 Contemporary English Version(CEV)은 선지자 예레미야가 우는 것으로 번역하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에는 이 번역만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영어 번역은 우리말처럼 하나님이 우시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말이지요. 우리말 번역이 문제가 있거나, 영어 번역 CEV가 문제가 있거나, 둘 중에 하나는 틀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CEV를 한 번 보실래요? Jeremiah, go and tell the people how you feel about all this. So I told them: “Tears will flood my eyes both day and night, because my nation suffers from a deadly wound.”(CEV Jr 14:17) 예레미야야, 너는 가서 이 백성에게 이 모든 일에 관해 네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말해라 하시기에,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눈물이 내 눈에서 밤낮 쉬지 않고 흐른다. 내 백성이 치명상 致命傷 입고 고통 苦痛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대강 이렇게 번역하고 보니, 우리말 번역과는 많이 다른 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CEV 번역에서는 따옴표 안의 말이 예레미야의 말인 것이 분명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우리말 [개역] 번역은 따옴표 안의 말이 하나님의 말이라고 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흔히들 예레미야 선지자를 “눈물의 선지자”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니까 저 같은 평범한 독자는 예레미야서 14장 17-18절을 읽으면서 말하는 이가 하나님인가? (그래서, 하나님이 우신다는 말인가?), 아니면, 선지자 예레미야인가? (그래서, 선지자가 운다는 말인가?) 하고 묻게 됩니다.
눈물 올림
눈물 님, 대단하시네요! 놀랍습니다. 귀하께서는 결코 “평범한 독자”가 아니시네요. 여러 번역을 비교해 읽으시는 범위가 우리말을 넘어서 영어 번역까지 비교하시는 것이라든지, 성경본문을 아주 정독 精讀하시는 것이라든지, 인용하신 CEV 영어 본문을 우리말로 정확하게 번역하신 것이라든지, 그리고 하나님의 분노와 슬픔으로 출렁이는 예레미야서를 읽으시면서, 하나님의 울음까지 감지하신 것을 볼 때 귀하는 절대로 평범한 독자가 아니십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본문이 지닌 문제를 우리 [햇순]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 주신 것에 대하여 기쁨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이 문제를 잘 다룰지 저도 지금 당황하고 있습니다. 우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유다 백성이 치명상 致命傷을 입고 고통당하는 참상 앞에서 하나님이 우시는 것인지, 예언자 곧 선지자가 우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니고 히브리어 본문의 문제입니다. 영어 번역을 포함하여 우리말 번역들이 “우는 이”가 “하나님”인지 “예레미야”인지(귀하께서는 “하나님”이 우신다고 확신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만), 논의가 될 정도로 번역들이 서로 달라 문제를 일으킨 것은,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번역의 문제가 아니고 히브리어 본문의 문제입니다. 히브리어 본문의 문법적 형식과 문장 구조를 가능한 한 그대로 옮기려고 한 번역들은 “하나님”이 우시는 것으로 읽게 할 가능성을 보이고, CEV처럼 의미번역을 시도한 경우는 의미 전달은 분명하게 되는데, 과연 그 의미가 본문의 의미냐 하는 문제를 남깁니다. CEV의 경우, 귀하께서 번역하신 대로 “예레미야야, 너는 가서 이 백성에게 이 모든 일에 관해 네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말해라 하시기에”.... 이 번역문에서 “예레미야야”라는 말은 히브리어 본문에는 없습니다. “너는 가서”도 히브리어 본문의 반영이 아닙니다. “이 백성에게”는 히브리어 본문에는 “그들에게”입니다. “이 모든 일에 관해 네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말해라”도 히브리어 본문의 반영이 아닙니다. 히브리어 본문은 다만 “이 말로 그들에게 말해라”입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도 번역자의 첨가일 뿐 히브리어 본문의 반영이 아닙니다. 이처럼 번역자가 본문의 배경을 밝혀가는 첨가 부분이 많기 때문에 독자들이 오해가 없이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원문의 의도를 잘 반영한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참고로, 구약의 최초 번역을 한 번 보실래요? 기원 전 3세기 이래 기원 직전까지 히브리어 구약이 그리스어로 번역됩니다. 그리스어 번역을, 우리 [햇순]의 일반 독자들을 위해 제가 우리말로 번역한 것을 보여드리지요. 누가 우는지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너는 그들에게[거짓 예언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라. “너희의 눈이 밤낮 눈물을 흘리게 하여라. 눈물을 그치게 하지 마라. 내 백성의 딸이 심하게 상처를 입었고 그녀가 당한 재앙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사역) “너희의 눈이 밤낮 눈물을 흘려라. 눈물을 그치게 하지 마라”. 이 말은 “너희가 밤낮 울어야 한다, 눈물을 그쳐서는 안 된다”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혹은 예레미야가, 사태의 심각성을 보려하지 않고 거짓 희망을 말하는 거짓예언자들(14-15절에 언급된)에게 통곡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 백성의 딸”은 “내 백성”을 가리키는 히브리어적 용법을 직역한 것입니다.
귀하께서 예레미야서 14장 17절을 여러 번역과 비교해 읽으시다가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감히 말씀 드립니다만, 1) 당신의 백성이 걸린 중병 앞에서 하나님께서 우신다고 하는 은유 隱喩는 가능하겠다는 것이고, 그것이 오독 誤讀이라 치더라도 대단히 창조적인 오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2) 뿐만 아니라 그리스어 칠십인역의 번역대로 거짓 예언자들에게, 있지도 않을 장밋빛 미래를 말하지 말고 민족의 멸망 앞에서 통곡하라고 하는 번역도 가능합니다. 3) 그리고 CEV처럼 예언자 예레미야가 민족의 파멸 앞에서 통곡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백성이 당할 파멸 앞에서 하나님도 우시고, 동포의 참상 慘狀 앞에서 참 예언자도 울고, 거짓 예언자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 앞에서 울어야 하고.... 눈물 님, 좋은 질문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민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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