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9월 29일 시작된 라파엘의 집은 시각 중복·중증의 장애를 가진 15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삶의 보금자리이다. 시각과 다른 중증장애를 같이 갖고 있는 아동들을 위한 특수교육과 재활훈련을 하며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오옥자 원장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중증장애아이들의 경우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으며 장애로 인하여 평생을 힘겹게 살아가야 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시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저희 라파엘의집이 지금까지 운영되어 왔습니다.”라며 감사해 한다.

아이들 모두 시각장애에다 더하여 다른 장애를 3- 4가지 갖고 있어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가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식사는 물론 조그만 간식조차도 떠먹여 주어야 식사가 해결된다. 때로 사람들은 묻는다. “떠오르는 아침을 맞으며, 하루를 울기도, 웃기도 하며 방바닥에 누워서 또는 전용 휠체어에 앉아서 하루를 살아가는 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기쁨은 과연 무엇일까?” 라고…. 박광원 선생은 “한 몸에 여러 가지 장애를 갖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사실 가족의 기쁨이나,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겠지요. 부모까지도 이 아이들이 삶을 마칠 때까지 가족이 평생지고 갈 큰 짐으로 여기기도 하구요. 그러나 보지 못하고 잘 움직이지 못하는 이 아이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단순히 큰 짐이 아니라, 인격과 사랑, 그리고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어떤 맑은 감정 등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맑은 눈으로 쳐다보며 작은 손으로 힘을 주어 우리들의 손가락을 꼬옥 잡을 때 얼마나 사랑스럽다구요. 때로는 아이가 울 때 노래를 불러 주면 울음을 그치고 어설프게라도 따라하며 웃거나 좋아하는 몸짓을 하면 우리 마음까지도 가벼워지고 따듯하고 행복한 느낌이 드는데요.”라며 오히려 아이들 때문에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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