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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단 개 눈을 뜬다
별 단 개 살아났네
목숨 건졌다
눈물난다
콧물 흐르고
침도 흐른다
춘자씨, 접시에
물 떠다 먹여준다
별 단 개 고개든다
고개들다 다시 떨군다.
가만 두렴,
한 숨 자게
얼매나 지쳤겠느냐, 불쌍한 것
할머니 일어선다
춘자씨도 일어선다

무대가 돌아간다
돌아가다 멈춰선다
도시외각 삼거리,
버스정류장
빵구집, 모텔이며 찜질방과 카페
신도시 외각의 삼거리 국밥집
뒷곁에 개마당, 절름발이 있다.
외눈박이도, 세발강아지도 있다.
병신들 다 모였다
세상 개 다 모인 것같다
춘자씨는 개엄마, 밥 주고 똥치우고
비바람도 막아준다
할머니는 개할미
지붕도 얹어주고
울타리도 세워주고
보금자리도 만들었다
거기, 갓태어난
강아지도 있다
개판이군!
개들 천국이지.
국밥집 손님들
화장실 드나들다가
한마디씩 던진다.
군계일학일세.
누군가 별 단 개 보고도 한 마디,
그러거나 말거나 별 단 개,
그야말로 군계일학으로 양지쪽에
앞 발 쭉 뻗고
거기다 고개 얹고 두 눈 감고
편안히, 꿈이라도 꾸듯
엎드려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