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08/2015

 

 

 

 

 

 

 

 

 

 

 

 

  성서 난해구 해설

 

요제 搖祭 와 거제 擧祭

 

 

 

 

 

 

  출 29:24, 28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번역자문위원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자문위원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yjmin@bskorea.or.kr






 


구약성경에 보면 “요제”와 “거제”라는 제사가 언급되어 나오는데요, 제물을 “흔들거나”(요제), 제물을 “높이 들어”(거제) 바치는 몸짓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 곧 몸짓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호치민에서 전유오 드림


전유오 님께

온몸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무용가이신 전유오 님이 몸짓이 수반되는 제사인 요제 搖祭와 거제 擧祭의 구체적인 몸짓과 그 의미를 묻는 것은 참 당연한 것이지요. 다만 저는 무용가에게서 그런 질문을 직접 받은 순간 적이 놀랐습니다. 사람들이 직업과 관심에 따라 성경 본문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었지요. 그러나 직접 그런 질문을 받아보진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번역자들의 고질적인 병 중 하나가 본문의 어떤 묘사가 번역자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거나, 현대의 번역자가 지닌 고대 본문에 대한 이해의 한계 때문에 의미 파악이 어려울 때는 본문의 글자만 그대로 번역하여 전달하는 것으로 번역자 구실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행위 묘사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깊게 추구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 불편한 본문 중 하나가 바로 우리말 “요제” 곧 “흔들어 바치는 제사”입니다. 히브리어 본문에도 요제는 여호와 앞에서 “흔들어서 바치는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출 29:24, 26, 27; 레 7:30; 8:27, 29....). 그런데 어떻게 흔드는지는 모세 당시의 독자나 청중에게는 쉽게 이해되는 것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독자나 청중에게는 좀 생소합니다.

요제(搖祭, 히브리어 “트누파”)는 출 29:24를 포함하여 구약에서 19개 절에 19회 나오는 낱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우리말에서는 “흔들어 바치는 제물”이라고 하여 “흔들 요 搖”에 “제사 제 祭”를 써서 “요제 搖祭”라고 번역하고, 영어에서는 “a wave-offering”이라고 번역합니다.

출 29:24을 보면, 광주리에는 제물로 바칠 고기와 빵이 있습니다. 모세가 제사장 직분을 맡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의 두 손바닥에 광주리에 담긴 그 제물을 직접 얹어줍니다. 좀 더 구체적인 행위가 본문에 진술되어 있습니다. 모세는 아론과 그의 네 아들, 곧 다섯 사람이 모두 선 채로 그들의 “두 손바닥”을 펴게 하고, 광주리에 담긴 고기와 빵을 각자의 “두 손바닥 위에” 얹어줍니다. 그러면서 모세는 그들에게 그 제물을 여호와 앞에서, 곧 제단 앞에서, “흔들어 바치라”고 합니다. 그렇게 흔들어서 바치는 제사이기 때문에 “요제 搖祭”라고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흔들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두 손바닥에 얹힌 제물을 좌우로 흔들었을까요? 아니면 둥글게 원을 그리는 모양으로 흔들었을까요? 하나님께 제물을 들어 올려 바치고 다시 되돌려 받는 형식을 취한다면 앞으로 들어 올려 바치고 뒤로 다시 가져오는 몸짓이었을까요?(이것은 여러 의견 중에서 제가 선호하는 것입니다). 설마 두 손바닥으로 받은 제물을 한 손바닥에 옮겨 놓고 다른 한 손으로 그 제물을 집어 제물 자체를 제단을 향해서 흔들어 대지는 않았겠지요? 무용에서 이런 바치는 행위를 재연 再演하려면 여러 가지로 다 시도해 보시고 우리 번역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거제(擧祭, 히브리어 “트루마”)는 어떤가요? 출 29:28을 포함하여 구약에서 27개 절에 31회 나오는 낱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우리말에서는 “들어 올려 바치는 제물”이라고 하여 “들 거 擧”에 “제사 제 祭”를 써서 “거제 擧祭라고 번역하고, 영어에서는 “a heave-offering” 혹은 “lifted offering”, “elevation offering”이라고 번역합니다. 영어 번역의 경우는 번역에 따라서는 제사를 바칠 때의 몸짓은 생략하고, 뜻만을 취하여 “특별 봉헌”(“a spe- cial offering”, BBE), “봉헌 奉獻”(“con- tribution”, CJB, NET, NIV), “몫”(“portion”, NJB, RSV), “제사장들의 몫”(“the prie- sts’ portion”, RSV), “거룩한 헌물 獻物”(“sacred offering”, NLT), “헌물 獻物”(“offering”, NRS) 등으로 번역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 하는 것은 이번에 전유오 님의 질문을 받고서야 새롭게 깨닫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아론과 그의 네 아들뿐만 아니라, 이들 제사장들의 후손 제사장들에게도 똑같이 가슴고기와 허벅지고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제물을 제단에 바칠 때 높이 들어 올려 바치는 것입니다. 이 제물은 일단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 제물은 제사장들의 몫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높이 들었다가 다시 되돌려 받는 몸짓을 취하지요. RSV가 이것을 “제사장의 몫”이라고 번역한 것은 이해는 되지만, 전유오 님 생각대로 다시 고려한다면, 바치는 이의 몸짓이 무심코 생략되어 버리면 큰 의미를 놓치게 되지요. 좋은 질문 주신 것, 거듭 감사드립니다.

민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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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 24 : 24 그 전부를 아론의 손과 그의 아들들의 손에 얹어 주어, 그것으로 주 앞에 흔들어 바치는 제물로 드리게 하여라. 28 이것은 들어올려 바친 제물이므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받을 영원한 분깃이다. 이 제물은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의 화목제물로 나 주에게 들어올려 바친 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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