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화와 역사가 시작된 이후 수많은 책들이 기록되었다. 옛부터 많은 종교들이 있어서 저마다 경전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서 성경 聖經 또는 성서 聖書라는 책은 여러가지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유수한 역사가, 소설가, 비평가 같은 이 시대의 대표적 지성인들이 성서에 대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았대서가 아니다. 성서가 지닌 객관적 특수성만 이야기하자고 해도 그 독특성은 빼어난 것이 사실이다.

호머의 일리아드나 오디세이를 연상할 수 있듯이, 한 시대에 걸친 한 시대의 걸작품을 감탄하면서 사람들은 두고두고 감격하며 감동을 느끼며 고전으로 간직하게 된다. 여기에 비하여 성서는 B.C. 1000년경부터 기록되기 시작하여 A.D. 100년경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기록되었다. 오늘날에는 한 권의 책으로 통일이 되어 있으나 실제로 66권의 크고 작은 책으로 이루어진 문고라고 해야 좋을 그런 책이다. 문학 형식만 보아도 그렇다. 역사, 소설, 희곡, 연시, 철학. 법전, 편지 등등 아주 다양하다. 그 다양한 책을 기록한 이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하다. 법률가, 제사장, 농부, 목동, 이야기꾼, 관리, 의사. 선교사,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성서라는 책이 형성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성서는 1500여 언어와 방언으로 번역되어 반포되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해마다 평균 300만부 정도가 계속적으로 출판되어 반포되고 있다. 성서의 전반부인 구약은 39권의 책으로 원전은 헬라어 그것도 고전 헬라어가 아닌 코이네 즉 일상 생활용어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적은 부분이지만 아람어도 사용되었다. 이렇게 기록된 성서가 팔레스틴과 시리아, 안디옥과 소아시아, 바빌론 그 밖에 밝히 알려지지 않은 여러 지역을 저술의 배경으로 두고 있다. 이것은 우선 팔레스틴 유대교의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음을, 그리고 그레코-로만 세계의 이교적 문화와 종교의 배경을 동시에 생각나게 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팔레스틴 유대교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그 속에 지니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토록 다양한 책들로 구성된 문고로서의 성서가 하나의 책으로 통일성을 지니기까지는 과연 파란만장한 역사와 우여곡절을 거쳤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더욱이 구약은 A.D. 90년에 욥빠 근처인 얌니아에서 유대교의 경전으로 확정되었고, 신약은 A.D. 324년에 27권의 책이 아타나시우스에 의하여 집대성된 데 이어서 A.D. 397년과 419년에 카르타고 에큐메니칼 회의를 거쳐서 기독교 경전으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