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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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삶의 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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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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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경험할 수는 없을까요? 주님의 부활이 제게는 그저, 출근길 오갈 때 육교에 매달린 현수막에서 보는 거창한 행사요 부화될 수 없는 무정란 앞에 놓고 껍질 깨고 나올 병아리 기다리는 허망함이요 금식기간 끝나기 무섭게 온갖 요리 마구 먹을 수 있는 해방된 식욕에서 오는 포만감이요 죽음을 이긴 부활의 아침에도 율법처럼 고착된 예문따라 침통한 얼굴로 참여해야만 하는 성찬의 역설이요 강산에 만발한 진달래, 개나리, 밟아도 밟아도 피어오르는 민들레 제쳐둔 채 백합꽃 꽂아놓고 느끼는 낯설음이요 선남선녀의 성가대가 부르는 18세기 서양음악 들으며 음악에 대한 무지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객석의 지루함이요 가정의 수입과 체면 그리고 신앙 양심과 신학적 논리 사이 번갈아 오가며 부활절 헌금액수 결정에 가슴앓는 얄팍한 고뇌요 “우리는 모두 한 자녀!”를 외치며 이 날만은 “할렐루야” 함께 부르다가 헤어질 땐 또 다시 보수와 진보, 정통과 분파 들먹이며 담벽 높이 쌓는 편견과 독선의 반복이었습니다. 주님! 이런 것 모두 수의처럼 벗어 던지고 저의 온 존재의 흔들림으로 부활을 경험할 수 없을까요? 인습의 속박 풀고 단절과 소외의 장벽 헐어내고 역사에로의 투신을 가능케 하는, 삶의 대변혁으로 부활을 맞고 싶습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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