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018

 

 

 

 

 

 

 

 

 

 

 

 

  말씀과 삶의 뜨락

 

홍준표만 없으면 좋겠는가?

 

  말씀과세상(117)

 

 

 

 

 

 

 

 

 





하태영

목사,
삼일교회.
htyyoung@hanmail.net






 


요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보면 속이 불편한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 어느 한 가지도 곱게 말하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 이상이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도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4·27판문점선언에 찬사를 쏟아내는 데 유독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만은 예외입니다. 그 모두가 “위장 쇼” “김정은에게 나라를 바치는 것” “주사파들의 음모”라며 재 뿌리는 소리만 합니다. 공당의 대표로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은 분명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가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자신이 마주한 정치현실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규정하는 그 또는 그들의 정신세계입니다. 그런 사람의 입으로 “나라가 정상이 아니라서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 될 것 같다”고 했을 때, ‘그래, 홍준표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는 났겠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온갖 주장과 갈등을 타협하고 조정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현실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보는 게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일이 있습니다. 노아시대 홍수로 인간의 죄악을 심판하지 않을 수 없을 때입니다. 하나님께서 멸절될 생명들을 구원하시고자 노아를 부르시어 그 사역을 위탁하시기를, “너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을 네게로 데려오며 공중의 새도 암수 일곱씩을 데려와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하게 하라”(창 7:2-3)고 하십니다. 정결한 짐승만이 아닌 부정한 짐승까지 “유전하게” 하라니. 비록 불결한 짐승일지라도 그 종의 멸종을 막으시려는 하나님의 생명 사랑이 돋보이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종 다양성 보존을 천명하신 것이니 하는 말입니다. 정결한 동물 “일곱”과 부정한 동물 “둘”의 비례도 그렇습니다. 정결한 것과 불결한 것의 비례가 최소한 7대 2는 되어야 생명세계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말씀 같기에 그럽니다. 만일 이 비례가 역전되면 어떻게 될까? 생명 세계는 균형이 깨지고 멸절의 길로 접어들게 되겠지요. 인간 사회도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악이 선을 삼킬 정도로 균형이 깨지면 정의는 사라지고 불의가 전횡하는 세계가 되는 건 불문가지입니다. 그 반대로 선이 모든 악을 삼킬 정도의 상황이 되면 세상은 천국이 될까? 어쩌면 숨 막히는 세계가 달리 없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선을 행하도록 제자를 부르실 때(막 3:7-19), 가룟 유다와 같은 사람을 배제시키지 않으신 분입니다. 이는 부정한 동물일지라도 함부로 생명을 멸절시키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성품과, 비록 배신할 가능성이 높은 자일지라도 배척하지 않고 제자로 삼으신 예수님의 성품은 상통한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만 없으면 대한민국이 안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들이 있다면 생각을 달리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집권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세상은 어차피 선과 악이 뒤섞여 있습니다. 어제의 여당이 오늘은 야당이 되어 있고, 어제의 야당이 오늘은 여당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야당은 촛불혁명에 의해 당연히 퇴출(?)되었어야 마땅함에도 여전히 살아서 여의도의 의석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국민의 선택에 의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문재인 정부는 지금 전쟁의 불안을 일소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대통령의 노력은 당사국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국민들은 숨을 죽이고 대통령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열망하는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지금 같은 마음으로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단지 2-3개월 전까지 만도,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적 같은 일이 지금 우리가 사는 땅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적을 친구로 만들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세심한 감각과 정치적 결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70년 동안 으르렁거린 적은 친구로 삼으려 하면서, 나라 안의 반대당은 끌어안지 못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상대가 있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럴수록 끌어안는 아량이 정치력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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