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광풍이 휘몰아칠 때, 이 땅의 가난한 아이들의 상황은 참혹했다. 아버지는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하고, 가난을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가출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배고프면 차가운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아프면 견디고, 눈물이 나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고, 절망감이 밀려오면 한숨을 쉬면서 그 차가운 겨울을 지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났지만 오늘도 가난한 아이들의 삶은 마찬가지다. 그들은 여전히 배고프고, 방치되어 있고, 희망이란 말은 사치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아이들이 ‘미래’이고 ‘희망’이라고 말한다.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는 이 아이들을 안아주고, 먹여주고, 희망을 갖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교회가 해야 일이라고 믿고, 10여 년 전부터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해왔다. 20년 가까이 교육시민운동가로 활동해 온 박경양 목사는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희망있는 사회이고, 교회의 미래 역시 이 아이들에게 달려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난한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또 가난한 아이들에게도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쳐왔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부모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 보살핌을 받는다. 하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후 집에 가도 맞아 줄 부모가 없다.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는 이렇게 방과후에 방치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듯이 숙제도 봐주고, 저녁밥도 먹이고, 아프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고, 가끔은 아이들과 뒷산을 산책하고 영화를 보며 문화생활도 하다가 부모가 돌아올 시간이 되면 귀가시키는 방과후 돌봄을 한다.

하지만 작은교회를 지향하는 평화의교회는 늘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의 아이들처럼 가난하다. 그래서 박 목사는 말한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서 손을 내놓을 수 있을 뿐입니다. 나머지는 그 분의 몫입니다. 지금까지 그 분께서 나머지를 감당해 주셨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는 그 분을 의지하며 아이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준비한다.(다음호에 계속)

서울시 구로구 궁동 178-14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 02)2615-4146, kmpeace@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