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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야옹! 잘 잤니?
강아지 B : ?!
고양이 : 잘 잤냐구, 이 촌 놈들아!
강아지 A : 얘야, 여기가 어디니?
고양이 : 아직 그것도 몰라?
강아지 A: 어딘데?
고양이 : 대장님 방이지.
강아지 A : 대장님?
고양이 : 응, 별두 못 봤어? 여긴 미군부대야. 사단 사령부. 그리구 여긴 대장님 방이구. 너희들은 여하튼 복 터진 거지……
강아지 B : 얘야, 그럼 이거 먹어도 되는 거니?
고양이 : 먹어도 되느냐니, 먹으라고 준 건데.
강아지 A : 그래?
강아지 B : 그래?
고양이 : 사실은 나 그것 좀 먹고 싶어서 여기 온 거야, 야옹!
강아지 A : 이게 뭔데?
강아지 B : 이게 뭔데?
고양이 : 통조림 고기. 개전용 통조림…….
뚜벅뚜벅……! (들려오는 구두 발자국 소리)

별 단 개 목소리 (에코)

그렇게 만난 대장과 잠을 자고
그렇게 만난 대장과 사냥을 가고,
토끼를 잡고, 꿩을 잡고,
저수지 둑과 산길을 달리고,
그러던 어느날 별을 달아주고,
별만 달아주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장은 떠나고,
그날 폭설이 내렸지.
우리는 그리고 누군가 기다렸어.
눈을 맞으며 문 밖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렸지.

주인은 내게 젖꼭지를 물렸어요. 나는 곧 어미젖을 빨듯 젖꼭지를 빨았지요. 거기에서는 우유가 나왔어요.
주인은 내게 옷을 사다 입혀주고, 목에 리본도 달아주었어요.
밤이면 대장과 함께 잤어요.
대장은 참 친절했어요. 점심시간에도 잠시 들러 날 안아주었죠. 똥을 치우고, 오줌 눈 종이도 갈아주었어요. 어떤 때는 외출에서 돌아와 나를 안고 한참이나 들여다보았어요. 그럴 때는 나도 대장과 눈을 맞추었어요.
대장은 때때로 전화를 걸었어요.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거는 눈치였어요. 내 얘기도 했어요. 참 영리하고 예쁘다구요. 귀국할 때 데려간다는 말도요.
어느 날인가는 낚시를 갔어요. 날 지프차에 태우고, 다른 대장과 함께요.
짱구는 훈련장에 나가 있었어요. 그 무렵부터 짱구와 나는 따로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낚시터에서 난 쪼콜릿도 먹었어요. 돌아오자마자 대장은 양치질을 해주었어요. 이가 상한다구요.
목욕도 자주 시켰어요. 물론 당번병이 닦아주었지만요. 그런데 어느 날, 내 집이 생겼어요. 대장의 집 문 밖에, 빨간 페인트칠을 한 지붕과 초록색 페인트칠을 한 벽에 아치형 출입문이 있는 플라스틱 집이 생긴 거죠. 물론 짱구 집도 생겼어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는 함께 어울릴 만큼 가까운 거리로 다가갈 수 없었어요. 가죽끈에 쇠줄로 묶였거든요.
달밤이었어요.
“오늘 산에 올랐어. 산에 올랐는데 줄을 풀어주었어.”
짱구가 말했어요.
“좋았겠구나.”
“그렇지 않아. 멀리 갈 수도 없고, 가서도 안 돼.”
다시 짱구가 말했어요.
나도 알아요. 반경 50미터에서 더 이상 벗어나지 않고, 주인이 어느 때든 부르면 달려와야 한다는 것을.
짱구의 산타기 훈련은 석 달 정도 계속됐어요.
먹이도 내 먹이와 달랐죠. 멸치와 고기와 된장, 사료, 콩기름 등을 섞어 먹였어요.
어느 날 짱구는 고양이를 잡으러 갔어요. 거기서 다른 훈련견을 만났대요.
“걔 이름이 백구였어.”
짱구가 말했어요.
줄에 묶인 고양이가 두 마리 있더래요. 백구를 풀어놓자 눈 깜짝할 사이 고양이 한 마리를 물어죽이더래요. 이어서 짱구를 풀어주더래요.
쉬운 상대구나 싶어 자신있게 뛰어들었겠죠. 그런데 짱구가 고양이를 물기도 전에 고양이 앞발 하나가 어느새 짱구 눈썹부위를 찢어놓더래요.(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