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많이 듣던 단어다. 그리고 국가의 무슨 행사가 있을 때에도 이 말은 늘 쓰이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이 말을 쓰면 안되는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교회'와 '사회'를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사순절을 지내면서 예수님을 생각해 본다. 그는 어떤 분인가?? 진정한 홍익인간이 아닌가? 우리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삼위일체중의 한분,? 완전한 인간 등 여러가지로 표현을 한다. 이 세상을 위해 일생을 사시다가 우리 인간의 죄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어 준 분!?온전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신 분!?이렇게 이야기 하다 보니 예수님이야말로 ?진정한 '홍익인간'인 것 같다.

그런 예수님이 우리가 사순절로 지키고 있는 이 기간에 무엇을 하셨나? 생각해 본다.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다. 부자도 되고 싶고, 명예를 ?얻고 싶기도 하고,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 그런 유혹들을 물리치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기부정을 하셨다는 설교를 듣는다. 돈이나 명예나 높은 자리는 그중에 한 가지만 가져도 서로 통하는 길이기는 하지만 나는 금년 사순절 기간 동안 '높은자리'를 가지고 묵상하고 있다.

특히 예수님께서 ?마귀의 시험을 물리쳤다고, 자기 부정을 하자고, 목청을 돋우어 설교를 하는 나를 포함한?기독교 지도자들의 '높은자리'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남을 위해 사신 예수님을 따르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이 그토록 거부한 '높은자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 자리가 자기 것이 안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판을 깨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그리고 기독교 안에서의 어떤 자리가 과연 높은 자리인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자리를 '높은자리'화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특히?여성의 눈으로 여성을 볼 때?더욱 가슴 아픈 일도 있다.?20세기에 우리 여성들은 여성운동을 치열하게 하였다. 남성의 가부장적인 생각과 생활을 거부하며, 여성과 남성이 같은 선상에서 함께 살자는 운동을 했다.?즉 남성이 여성을 내리누르는 일을 거부한 것이다. 여성해방이 아직도?완전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로 법령도 바꾸어지고, 분위기도 바뀌어 지고 있다. 앞으로도 조용히 해 나가야할 운동이 산적해 있는 시기이다.

여성이 목사도 되고, 교수도 되고, 국회의원도 되고, 당총재도 되고, 국무총리도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여성들은 그동안 '남을 섬기는 지도자는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더 잘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여성에게 주어진 그 자리를 가지고 같은 여성을 내리 누르는데 쓴다면 진정한 여성운동이 이루어질 것인가? 아쉽게도 이곳저곳에서 여성들이 부리는 가부장적인 행동이 나오고 있다.

전도사였을 때는 겸손한 자세로 살던?사람들이 목사 안수만 받고나면 목이 뻣뻣해지고, 교수가 되면서 조교나 다른 사람들을 자기 집의 심부름꾼처럼 부리려고 하고, 회장이 되면 사무총장이 자기의 아랫사람처럼 생각하는 등, 아름답지 못한 행동들이 많이 나타난다. 참으로 부끄럽다. 남성들에게나 젊은이들에게 이런 행동을 지적받으며, 항의를 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사순절에 다시 한번 이런 행동에 대해 생각을 하며 돌이켜야 할 것이다.

진정한 여성운동은 예수님이 사신 것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높은자리'에 있는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지 말고, 세상이 말하는 지위에 올라간 사람일수록 '높은자리'의식을 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자매애가 있어야 여성운동이 성공하여 남성과 더불어 구순하게 살 세상이 올 것이다. 여성운동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은 그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서 살아야 그 여성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

후배들은 위계질서를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보다 네트워크를 잘 펼치는, 온화하고 마음씨?넓은 선배들을 기다리고 있다. 예수님이 사람들 가운데로 내려 온 것처럼 후배들 가운데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존경하고 따를 것이다. 생활의 반경이 자기중심이?아니라 '홍익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살다보면 오히려 자기의 삶이 더 풍성해진다는 거룩한 계산을 하면서 자기를 내려놓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좋겠다.?크게 말하지 않지만, 조용히 약하게 살다가 강한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비굴한 삶을 살다가도?바르고 떳떳하게?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다가도 겸손해질 수 있고, 편견과 오해 속에서 살다가도 진실을 볼 수 있고, 자기주장이 없이 이쪽저쪽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도 곧은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홍익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순절을 지나고 보면 아름답고 재미있는 세상이 올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