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대로 정말 그러했습니다. 강원도 고성에서 난 산불은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다 태워 버렸습니다. 불길 앞에 인간은 너무나 무력했습니다. 갑자기 닥친 불길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분들은 아마 놀란 가슴으로 속도 까맣게 다 타버렸을 겁니다. 또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 5주년이 되는 달입니다. ‘아직도 세월호냐?’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듣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사건을 은폐하고자 했던 세력들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유족들은 이런 사실 하나하나가 드러날 때 마다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요? 유족들을 향한 근거 없는 소문들을 유포하는 세력들이 아직도 이 사건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로 인해 시간이 지나도 아픔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4월은 부활절이 있는 달입니다. 이 부활절 이후 교회력은 계속해서 부활절을 이어갑니다. 유월 둘째 주 성령강림절이 되기까지 부활주일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교회력이 부활주일을 이어가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부활절은 한 주간 기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삶에서 연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활의 소망이 4월에 일어났던 상처들을 치유하고 새롭게 회복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야말로 죽음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부활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5월에는 잃어버렸던 사명을 다시 깨닫고 지엽이 아니라 근본을 붙잡는 일이 일어나길 원합니다.(요한복음서 21:1-19)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진지한 고백이 있기를 빕니다.(요한복음서 10:22-30) 눈에 보이는 세계의 유한함을 알고,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소망으로 현실에서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당당하게 살아가길 소망합니다(요한계시록 21:1-6). 매 순간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 삶을 살아가길 기원합니다.(사도행전 16:9-15).

5월이 되니 산과 들의 생명들은 푸른빛을 더해 갑니다. 생명으로 충일해 가는 자연을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을 가집니다. 부활로부터 시작된 이 희망이 5월에는 더 커가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4월에 일어났던 아픔들이 치유되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