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

햇순, 공동체성서연구


	9/2008	목차 (2008년 9월호, 제151호) :햇순:을 읽고.. 편지로 띄우는 말씀 / 공동체성서연구자료 / 성서난해구 해설 / 공동체만들기 오늘을 바라보며 / 말씀과 삶의 뜨락 / 현장의 소리 / 강정규 연재동화 영성생활에 도움되는 책 / 에니어그램영성 / 공동체소식 / 공동체 이야기

영혼의 논리와 언어

영혼의 종교(The Soul's Religion) (55)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

토마스 무어 지음

나는 내가 저술하는 스튜디오에 내 아내의 그림 여러 점을 가지고 있다. 가까이 있는 하나는 비스듬히 누운 부처를 화려하게 해석한 작품이다. 부처가 살아서 거기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이미지와 떨어져 있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 다른 쪽 벽에는 길고 검은 곱슬머리를 가진 여인이 옅은 파란 색과 초록색의 갈라진 배경에 기대어 서 있는데, 그의 음모와 얼굴이 몸의 어느 부분보다 더 명료하게 묘사되어 있다. 현재까지 여러 해 동안 내가 한 장 한 장 글을 써 오는 동안에 그 여인은 항상 내 앞에 있었다. 만약 아니마 anima이미지나 뮤우즈 muse같은 것이 있다면 그가 바로 그런 것이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예술적 이미지의 현존을 눈여겨 볼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이미지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찾아보기만 한다면, 방마다 꿈의 요소가 있다. 모든 대화가 신화의 물결을 타고 전개되고, 함께 하는 모든 사람이 다 의식되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깊은 이야기와 일련의 이미지는, 그럼에도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리를 해준다. 일단 우리가 어느 정도의 의식을 가지고 그 상상의 세계에 들어가면, 그때는 동상들과 그림들이 새로운 리얼리티로 나타난다. 그들이 더 이상은 해석하는 마음에게 상징이 아니고 우리 자신의 것과 다를 바 없는 현존이 있는 이미지들이다.

이미지의 현존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은 종교 생활에 필수적 조건이다. 왜냐하면, 이미지는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이기 때문이다. 힐먼은 낱말들이 천사들이라고 말하는데 모든 이미지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천사들이 시간 속에서 이 세상과 영원한 저 세상 사이를 중재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이미지들의 역할도 그런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생각과 주의집중의 초점을 실제인 것과 자아로부터 위치를 바꿔서 무시간적인 깊은 영혼의 영역 속으로 자리매김을 다시 하게 해준다.

이미지들로 넘쳐나는 영성이 있다. 이태리나 스페인이나 멕시코 교회에 들어가 보라. 그러면, 비록 그들이 모두 완벽하거나 고상하지는 않을지라도 비범한 활력이 싸고 있는 이미지들에 둘러싸이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영성에 대한 또 다른 환상도 있다. 빳빳한 소박함과 추상과 정제된 단어를 더 좋아하는 그런 것이다. 근엄한 접근법에는 아름다움과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 깊은 영혼은 이미지들의 풍요한 뿔 cornucopia 속에서 가장 적절하게 나타난다. 그 모든 변화와 색깔은 옥토와 같아서 풍요롭게 길러준다. 그것은 영성 생활에 몸도 입혀주고 근거도 마련해 준다.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가 비이너스의 그리스 판인 아프로디테가 어떤 동상에다 나비를 얹어주면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전한다. 비이너스적인 영이 계속해서 이미지에 생명을 안겨주는데, 영이 현존하는 곳에는 죽은 상징도 생명 없는 종교 의식도 없다. 우리가 어디서나 숭상하는 곳에서는 우리가 생명을 북돋우는 비이너스의 영을 불러낸다. 우리는 영혼을 매개로 몸을 영과 재연결하는데, 이는 피와 생명력을 지닌 영성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제공되는 고대의 신앙 형식 formula이다.

신들은
이름도 없고 이미지도 없네.
그럼에도
한 여름의 무성한 보리수를 들여다보며
별안간 신의 두 눈 속을 깊이 보았네.
그거면 족하지.

D.H.로렌스, 신의 몸

26. 자연 영성

고대에 비이너스는 성애 sexuality와 아름다움과 정원의 보호자였다. 부드럽고 편안한 문명 생활의 여신이며 동시에 야생과 자연미의 여신이다. 이 여신을 경배하는 사람들은 그의 이미지를 통하여 일상의 아름다운 사물 속에서나 자연 속에서 경외스러운 영성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우리는 점차 자연으로부터 끊기어졌고, 따라서 영성의 감소를 느끼게 되었다.

자연이 어떻게 해서 ‘자연이 영성의 근원이 될 수 있는가’를 이해하기 원할 때는 나의 이웃인 뉴잉글랜드 지방의 작가들에게 눈을 돌려야만 하였다. 그들은 지난 세기에 자연 종교에 대한 그들 자신이 지닌 비전을 다듬어 냈다. 에머슨은 ‘대자연’이란 글 속에서 말한다. ‘하루가 전적으로 세속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자연적 대상을 조심하였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그럼에도 자연은 크게 우리를 초월하고, 그래서 일종의 친숙한 초월을 향한 길을 열어준다.

나는 각기 다른 시대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연이 다른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도시들이 자연적인 장소들만큼이나 영의 계시라는 논쟁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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