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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논리와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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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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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맥락에서 나는 작곡가 몬테베르디 Monteverdi를 인용한 바 있는데, 그의 말이 열정에는 세 가지 즉, 사랑, 분노 그리고 기도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기도를 열정이라고 하는 말을 더 좋아한다. 기도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전적으로 거기에 응답하는 방식이 된다. 기도는 다만 온유함과 필요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우리의 힘을 표현하고, 깊은 지성의 표징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은총이요, 우리가 태어난 신비는 그것을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나르시시즘을 넘어서서 우리가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방식은 우리가 신을 어떻게 상상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가 신의 이름을 사용하면, 기도가 훨씬 쉬워진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해력 너머에 존재하는 신의 인격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래도 우리는 기도할 수 있다. 그때는 창조주에 대한 의식에서부터, 또는 바로 삶의 골수 속에서 느끼는 현존에 대한 의식으로부터 소박하게 기도할 수 있다. 이 현존은 물론 명백하게 정의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상대가 되어서 대화를 허용하는 타자의 현존이다. 기도는 미묘하게 세련되기도 하고, 평이하고 소박할 수도 있다. 나는 여러 형태의 기도를 사용하는데, 주로 내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것이다. 내 어머니는 기도 전문가였는데, 나를 잘 가르쳐 주었고, 나는 또한 수도원에서 많이 배웠다. 세상을 떠난 친구나 친척의 이미지가 떠오르면, 나는 생각할 것 없이 마리아 찬가 Hail Mary를 한다. 구급차 사이렌을 들을 때마다 또다시 마리아 찬가를 한다. 내 딸이 다쳤을 때 나는 어찌나 다급하게 세게 기도하였던지 그 밖의 어떤 것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기도에 대한 이런 접근법이 나이브하게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인생은 기본적으로 단순함을 지니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존들과 접촉하는 것이 나이브할 필요는 없다. 그 반대로 생명력 있고 세련된 종교적 상상력을 상징할 수는 있다. 나는 기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대화하는 상대편에 누군가 뭔가가 있는지를 내 자신이나 남에게도 증명할 필요도 없다. 기도할 충동을 느끼고, 거룩한 타자에 대한 상상을 하는 것이나 그런 의식을 토대로 하여 소박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종교 전승들이 광범위한 기도의 문화를 말과 노래와 몸짓과 대상물과 장소와 시간과 포맷 등으로 창출하였다. 기도는 종교의 영혼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마음에서 나오고, 종종 아름답게 표현되는데, 시편 말씀에서처럼 “주님, 나는 주님을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나의 모든 희망은 주님의 자비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소박한 말들의 그 섬세함과 지성이 제대로 인정된다면, 정당까지도 변화시킬 만하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Sophocles’ Oedipus에서 코러스가 지구의 친절한 신들 eumenides에게 기도하는 법을 오이디푸스에게 가르친다. 그들이 말하기를, 이런 신들에게는 소리치지도 말고 과시하지도 말고 조용히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깊은 영혼의 기도는 적절히 조용하고 성찰하는 식이다. 깊은 느낌으로 감동되어야한다. 이런 기도는 형식보다는 성찰을 더 해야 의미가 있다. 종교인이 되는 것의 일부는 언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나는 수도사로서 기도를 배울 때 매 순간 매 행동을 기도로 보면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제 알고 보니 항상 기도한다는 것은 우리를 삶의 무자비한 흐름에서 건져내어 영원 속으로 들어가게 하며, 이거야말로 죽음을 준비하는 좋은 길이며, 영원의 한 형태로서 삶의 한 측면이 된다. 만약 우리가 기도를 안 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죽을 태세를 갖출 수 있겠는가? 힌두교 전승 중심에 기도가 자리 잡고 있으며, 라마나 마하르시의 말 속에 아름답게 요약되어 있다. “신의 은총을 바라며 기도할 때, 목까지 차는 물속에 서 있는 사람처럼 되어 가지고, 그래도 물을 달라고 외치듯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목에까지 물이 찬 사람이 갈증을 느끼고, 물속에 있는 물고기가 갈증을 느끼거나 물 자체가 갈증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런 강력한 말들이 상기시키는 것은 거룩한 상상으로 보면 모든 것이 은총이요, 모든 것이 신성하고, 따라서 기도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요 손쉬운 것이다. 만약 우리가 기도하지 않으면, 그 까닭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기도를 억제 또는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서재 문 위쪽 높은 곳에 쿠사의 니콜라스 Nicholas of Cusa의 짧은 기도를 칠해 놓았다. Ubicumque me verto ades - 내가 어디로 돌아서도 당신은 거기 계십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의 무소부재와 기도의 편재성 ubiquity을 나에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우리가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기도를 안 하는 것이 아니고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도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깊이와 높이에 나를 연결시킨다. 내가 기도를 안 하면, 나는 마치 인생이 웨이퍼처럼 얇고 순전히 수평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 된다. 그러나 내가 기도할 때, 나는 수직적인 차원을 끌어다 지니게 되고 거기서 의미와 가치를 찾는다. 실제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은 기도로써 완성된다. 모든 노력은 신비에 매여 있는 것 속에서 그 가치를 발견한다. 기도는 세속적인 대화와 사상의 한계를 돌파하는 수단이며, 너무 좁게 선을 둘러친 세계의 한계를 개파 break-through 하는 수단이다. 기도는 일종의 지적 희생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자립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다른 것에 대한 필요를 바로 그 한계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기도는 자아와 세계의 의미를 확대하며 그 둘 사이의 관계를 짓는다.
마이스터 에카르트 Meister Eckhart는 기도를 최고로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가장 소중한 뜻” 속으로 가라앉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물론 나이브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아름다운 귀절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대한 애정 어린 그리고 친절한 근거로 이해될 수도 있다. 나더러 말하라면, 최고의 상태에서 기도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모든 나이브한 생각을 포기하고, 우리에게서 의도와 조작을 다 비우고, 모든 기대와 요구도 비우고, 우리 자신은 절대적이면서도 애정 있는 비움 앞에 노출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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