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은 영성수련의 길이요 도움이며, 문화, 사회, 역사 속에서 구겨진 자신을 다시 하나님의 형상대로 회복해 가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신을 새롭게 하기위한 노력과 길 중에서 이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고들 고백한다.

그 고백을 내 자신이 경험하게 되기까지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 년 전 새문안 교회에서 여전도 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이숭리 권사님과 만나게 되어, 권사님을 통해 김영운 목사님, 윤명선 전도사님을 비롯하여 월요공동체 식구들과 만나서 월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신앙생활이 우물 안 개구리의 개인 중심이었다. 나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갖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주로 주입식 성경공부였다. 그러나 월요 성경공부를 통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똑같은 말씀을 읽고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고 난 다음에 목사님께서 정리해 주시는데, 공동체 식구 한사람 한사람의 고백이나 각오를 통해,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성숙한 모습들과 목사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나의 삶이 공동체를 의식하며 살도록 이끄시는 것을 느끼며 살게 된다.

김영운 목사님을 통해 에니어그램을 접하게 되었을 때 신비함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사람 됨을 깨달으면서 밀려오는 감동으로 가슴이 벅찼다. 보통 영성훈련이나 주입식 성경공부를 통해서는 그 순간은 성령 충만한 것 같고 뭔가 말씀대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되고 영적에너지가 고갈 되는 것 같아 지속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완전’에 이르기까지 온전함을 지향하는 삶을 두고 영성이란 말을 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에니어그램을 통해 영성수련을 구체화 하면서 지속할 수 있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순간순간 나의 생활 태도를 뒤돌아보게 되었고 다른 사람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나아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에너지를 의식하며 살려고 하다 보니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그 상황을 직시 하는 가운데 요동치기보다는 중심을 잡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 힘과 용기가 생기는 체험을 하였다.

에니어그램은 영성심리학의 체계로서 인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며,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인성유형을 바르게 깨달아 인격 완성에 이르는데 도움을 준다. 이를 테면 타고난 자아를 바르게 발견하고 온전하게 성숙하도록 한다. 그래서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성숙시켜서 나의 발견과 나의 의식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이런 경험을 가족이 함께 하고 싶어 에니어그램을 바탕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지향하는 다솜학교에 우리가족은 다니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 6학년이 되는 두 아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되는지 애매하고 힘들 때가 많았지만 자녀와 함께 에니어그램으로 수련하면서 다솜학교의 다른 가족들과도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며 관심과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부모는 자녀를 노엽지 않게 하면서 한 인격체로 존중하며 자녀의 실수를 여유 있게 지켜보게 되어 자녀의 자율성,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자녀들은 자신이 화나거나 스트레스 쌓였을 때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의 품이 넓어지고 있다.

서로의 성숙을 돕는 가운데 가족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구체적으로 서로의 인성유형이 다름(3번,7번,9번)을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서로 돕다 보니까 갈등을 좀 더 부드럽게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특히 자녀와의 갈등 속에서 예전에는 자녀의 인성유형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의 행동들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었다. 그러다 보니 훈계형식의 잔소리만 늘어놓게 되었지만 수련과정 속에 있는 요즘은 인성유형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자녀의 행동뿐 아니라 나의 행동도 객관화하게 되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이 생겨서 관용이 높아지게 되고 평화로와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깨달음과 체험이 연속적으로 이어 지면서 절대자 앞에서 온전한 마음으로 홀로 있는 진한 생활을 통해 내 속사람과 다시 만나서 손을 부여잡는 접속이 이루어질 때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하며, 관상기도를 향해 한걸음 더 정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