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남고 글은 날아간다. 라캉 JACQUES. LACAN의 표현이다.

말의 신중함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또한 특정한 대상이 없이 자유롭게 날아가 누군가의 가슴에 어떤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글의 힘 또한 말의 비중과 다를 바가 없으리라. 사람의 유형 가운데는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면서도 좋아 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존경을 받기는 하나 인간적으로 그리 좋아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말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인류 역사는 이기적인 욕심에 힘을 더하기 위하여 이기적인 집단이 되었고, 공유함 속에서 일어나는 악의적인 경쟁과 술수로 현자 賢者와 인자 仁者를 낙망의 자리로 밀어내고 있다. 각종 이해관계가 중심이 되는 세계는 이성을 잃어버린 감정의 세계이기에 객관적인 가치와 명료한 판단의 언어를 상실 한다.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기는 했지만 불과 몇 십 년 전 만해도 우리는 거의가 하류환경 속에서 자란 난 셈이다. 가난이 싫어서 오직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와 겨우 중류사회의 한 귀퉁이라도 성취할 수 있었던 빈한 貧寒한 시절에도 말 속에 예의 禮儀가 있어 마음은 따뜻했다. 우직하고 성실한 노력으로 건전하게 일하며 선한 뜻을 나누고 서로가 존경과 협력을 함께 할 수 있는 중류사회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해결 되지 않는 뿌리 깊은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향상을 위하여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여성 운동의 주체 역시 처음부터 중류이상의 여성들이였다. 보통사람들이 갖는 평범한 상식을 가지고 부 富하거나 빈 貧한 생활도 아닌 수수하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면서 자신의 뜻을 펼쳐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은 건강한 사고를 가진 생활인이면 누구나 기대하는 바램 일 것이다.

자매애를 가지고 상담을 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이 없이 사랑, 미움, 배신, 애증, 죽음, 등 저마다 관계의 터널 속에 갇혀 가슴 저린 사연들로 삶에 고단한 험산준령을 넘는 과정 속에서 그녀들과 함께 몰입하는 날이면 운동 삼아 걷는 남산의 소월 길도, 집 앞 한강변의 흐르는 강물도,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차 한 잔의 위로도 다 소용이 없어 천지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앞에 무상무념 無想無念 침묵 수행으로 마음을 비운다.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커다란 힘은 조화와 협력의 길이다. 그중에서도 삶에 중심이 되는 여성과 남성의 인격적인 만남의 조화처럼 멋진 관계가 어디 있으랴! 여성성 femininity 속에 우세한 부드러움과 따뜻함, 곱고 섬세한 감정과 예리한 직관력과, 남성성 masculinity 속에 우세한 힘과 포용 包容의 세계를 피차 잘 받아들여주고, 나누어주므로 몸과 마음이 평안한 안식을 누릴 수 있음은 여성과 남성이 생활하는데 모든 활동 에너지의 근원이 되며 상생의 길로 나갈 수 있는 첩경이라 말 할 수 있음이다.

이에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한번 씩 두들겨야 한다는 천박한 속어처럼 근본적으로 여성의 인격과 정서에 상처를 입히는 참담한 말은 근절 되어야 하며 온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여성을 비하 하는 저속한 언어는 일체 정리되어야만 한다. 여성을 귀하게 여기고 ‘남, 여’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국제적인 덕목의 말을 만들어 ‘서로 존중하는 말 나누기’ 캠페인을 U.N은 전 세계를 향해 선포하므로 언어를 통한 성 평등의 순화된 정서가 지구촌 구석구석에 시급히 확산 되어야만 하겠다. 평화를 이루려는 사람들은 씨를 뿌린 후, 그 열매를 얻기 위하여 숲을 태울만한 뜨거운 열정과 자기투신이 있어야하며 요동치는 격렬한 위기 속에서도 명료한 객관적인 의식을 가지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단호함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가는 인생 여정 속에서 고요한 침묵으로 자신을 살펴 경건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언어의 열 熱과 냉 冷에서 나오는 극단의 멋도 있지만 온화한 마음에서 나오는 다정함에 비할 수가 있으랴! 언제나정신적인 가치와 보편적인 행복은 이상 理想을 가진 중용 中庸에서 나온다. 자연이 계절을 따라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듯 새로운 것은 새로운 마음에서 온다. 따듯한 말, 격려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가슴에 날아가 다정함을 남긴 후 새로운 아침을 향하여 더 멀리, 더 높이 자유롭게 날아오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