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에서부터 우주선까지”라는 말이 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꿰매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 바늘이다. 그것을 만드는 데서부터 창공에 떠있는 다른 생명체를 찾아 떠나는 인공위성을 만드는 것까지 모두 일컬어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다. 비록 러시아의 기술을 빌었지만 우리의 기술이 더하여져 우리의 손으로 띄우는 나로호도 대한민국 디자인의 결정체인 것이다.

디자인 강국으로 자처할수록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은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국력은 그 나라의 국민의 예술적인 것을 포함해서 기술의 결집력 뿐 아니라 협동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융합의 시대라거나 협력기술 또는 전공의 연계 등도 모두 디자인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디자인의 목표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함이다.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실체이다. 이 목표를 생활에 적용하면 디자인이 아닌 것이 없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함이 아닌 것이 어디 있는가. 한 개인이 일생을 사는 것도 ‘인간답게 살기 위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인간답게 살기를 원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가족을 형성하기도 하고 신을 찾기도 하며 친구를 만들어 재미있게 지내며 실체화로써 결과를 내는 일, 즉 죽을 때까지 디자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각 집단의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실체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 ‘협력’이라는 말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모든 일이 협력하여 선이 이루어지듯이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코 선을 이룰 수가 없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자연도 디자인을 한다. 지금도 부지런히 디자인을 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이 자연답게 하기 위해서다. 그중 제일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것 중에 하나가 조약돌이다. 조약돌은 자연의 디자인의 결정체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물에 깎이고 깎여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진 자연의 디자인의 결정에서 우리는 인고의 세월 또는 모가 나지 않은 성격, 물을 친구로 삼는 인격 등등 많은 예시를 드는 소재이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새 또한 자연의 디자인이다. 뼈는 비어있고 깃털 한 깃 한 깃이 공기를 머금을 수 있게 짜여져 있다. 비행기도 새의 모양을 이용해 만들어 졌다. 물고기 또한 물속을 잘 헤엄쳐 다니기 좋게 만들어져 있기에 인간은 물고기의 유선형을 이용하여 배나 잠수함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디자인의 목표는 ‘인간답게’라는 표어이면서 그 이치는 모두 자연에서 따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무궁무진한 디자인의 보고인 것이다. 최근에 발명된 자동차의 표면이 비에 젖지 않게 발명된 것도 자연에서 핀 연꽃잎의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 내리는 것에 착안하여 발명되어진 것이다.

르네상스 이후 차가운 대리석에 인간의 핏줄을 심었다라고 평가되는 로댕의 어록에서도 자신의 작품의 소재는 자연에서 얻었기 때문에 “자연은 나의 사전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그림과 조각의 소재들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에 디자인은 펼쳐져 있다. 다만 디자인이라는 인식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디자인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인데 그 디자인의 핵심이 ‘협력 또는 협동’이라는 것을 아는 일이다.

협동이 아니면 국토 디자인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추려면 지구를 껑충 뛰어올라 위에서 내려다보아야 한다. 그런 시야를 가진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국토를 디자인해야 대한민국다운 대한민국의 국토 디자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세계화를 향하고 있다. 세계화에 걸맞는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할 때이다. 다만 자연은 우주와 연결되어져 있고 우주는 지구를 디자인하고 있으며 지구는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디자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된다. 구태여 공동체라는 말을 안 해도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