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우리들이 교회에서도 상처 받는 달이다”는 홀로 사시는 한 자매님의 고백에 큰 충격을 받았다. 국가와 학교, 그리고 교회에서도 해마다 지키는 가정의 달 5월, 천국같이 행복한 가정을 이야기하며, 가족잔치를 베풀고, 행복한 부모, 부부, 자녀를 이야기하며 행복한 가정 이루기를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는 교회 안의 지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TV에 방영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어머니를 일으켜 세워 운동을 시키며 음식을 떠서 입에 넣는 10살 어린 아들, 마비된 몸으로 수 십 년 누워있는 남편과 중병에 시달리는 아들을 혼자의 힘으로 돌보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삶에 지친 여인, 철없이 장난치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만삭의 몸으로 넋 잃은 듯 남편의 관을 따라가는 젊은 여인,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절규하는 자녀들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떠올랐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에 몸부림치며, 상실과 이별의 상처를 안고 살아야하는 이들에게 행복한 가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런 아픔과 어려움 속에 있는 자들에게 ‘가정은 지상의 천국이라’는 말이 어떻게 해석되어질까? 교회에서 지키는 가정의 달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 아픔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상처대신 새 힘과 소망을 얻는 축복의 5월, 가정의 달이 될 수는 없을까?

우리들은 천국을 생각할 때 눈물과 슬픔과 고통이 없고, 죽음과 헤어짐도 없는 평화와 사랑의 나라, 부족함과 상실이 전혀 없는 천국의 현상만을 그리게 된다. 그래서 어려움도 눈물도 고통도 부족함도 헤어짐도 없는 가정만이 천국 같은 가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될 수 없는 가정형편으로 인하여 더 큰 실패감과 불행, 수치와 상처를 느끼게 된다.

그 자매의 고백에 충격을 받은 나는 무조건적인 사랑, 끝없는 인내와 용서, 절대적인 희생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천국을 바라보며 ‘가정은 이 땅의 천국모형’ 이라는 의미를 찾게 되었다. 사랑이신 하나님이 사랑의 원칙으로 통치하시는 나라, 아들까지 희생시키신 긍휼, 자신의 생명까지 버린 그리스도의 희생, 그 희생으로 가능해진 용서, 그 사랑으로 가능해진 구원의 은혜에 대한 끊임없는 감사와 찬송, 그래서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랑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이 하늘나라 아닌가?

가정은 인격도야를 위한 하나님의 탁월한 도구이며 영적성품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가정을 교회 안의 작은 교회’라 칭하며, 더 나아가 “나는 결혼 생활을 통하여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결혼이 필요함’을 알았다”라는 영성작가 필립 얀시의 말을 기억한다.

사랑이 어떤 것인지, 그 책임과 아픔, 기쁨과 보람,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하는 희생과 인내를 배우며 실천하는 곳이 가정이다. 가족이라는 만남과 관계를 통한 섬김, 나눔 그리고 돌봄과 살림이 사랑임을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 가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을 배우고 알게 되며 하나님을 닮아가게 된다. ‘하나님의 품성을 닮아가기 위한 배움과 훈련, 공급과 지원을 나누는 작은 교회로서의 가정’이라는 해석은 기독교적인 가정의 달을 지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의미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새로운 가정공동체로서의 교회이다. 천국모형의 가족사랑을 실현함으로 상처받은 자들의 위로처가 되는 교회공동체를 그려본다. 하늘가정 가족들의 격려와 섬김으로 상실의 아픔과 고통의 수고로 지친 가족들이 소망과 새로운 힘을 보강받는 또 하나의 가정을 생각해본다. 하늘 아버지와 가족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상처 아닌 감동과 감격을 나누는 교회공동체의 축복의 달 5월, 가정의 달을 그리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