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07

 

 

 

 

 

 

 

 

 

 

 

 

  편지로 띄우는 말씀

 

창조적 소명

 

 

 

 

 

 

 

 

 

 





김영운 목사

공동체성서연구원장,
한양대학교 교목실장
kimyo120@hanmail.net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닮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개 선생님을 좋아하고 닮고 싶어합니다. ‘크면 나도 선생님처럼 돼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의 막연한 동경은 자라면서 역할 모델 role model을 찾는 것으로 진척되고, 벤치마킹 대상으로 발전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세계적인 마임이스트 마르셀 마르소 Marcel Marceau는 6살 때 엄마 손에 이끌리어 찰리 채플린 Chalie Chaplin을 만나면서부터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평생토록 그를 우상으로 삼고 닮으려는 노력을 한 결과, 마침내 세계적인 마임이스트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닮으려고 애쓴 나머지, 그 대상이 되는 인물을 능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젠 더 이상 네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손을 털면서 제자를 내보내는 스승의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일찍이 예수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그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다.”(요한복음 14:12)

배우고 따르는 사람은 스승이나 지도자를 닮으려 노력하고, 가르치며 지도하는 사람은 자기를 능가하는 인물이 되도록 돕는 관계, 그보다 아름다운 관계가 있을 수 있을까요. 이와 같이 한 공동체 안에서 이끄는 이와 따르는 이,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더불어 인간 성취와 인간 승리의 목표를 향하여 매진한다면 그들의 관계나 공동체는 눈부신 발전을 이룰 것이 분명합니다.

어느 때보다도 지도자의 자질과 지도력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진 요즘, 우리 사회의 다수 대중이 닮고 싶은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를 곰곰 생각해봅니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라도 닮고 싶은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는 한, 우러러보는 대상은 있게 마련입니다. 감동적인 언행이나 품위 있는 자세, 높은 뜻을 가진 이를 만나면, 존경심과 아울러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지도자’라 하면, 무엇보다도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감대를 형성하며, 희망을 안겨주고,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모두가 마음을 합하여 추진해 나갈 용기와 힘을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공동체가 바라고 그 구성원들이 일구월심 한결같이 갈망하는 바를 감지하고, 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야심이나 이기적인 욕망을 벗어나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비전이 제시될 때,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 그가 제시하는 방향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가 앞장서서 가는 길을 모두 함께 가게 될 때, 닮는 것이 따로 없고 따르는 것이 따로 없습니다. 감정이입이 되고, 공감대가 이루어지기에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저절로 한 덩어리가 됩니다.

성숙한 시대를 사는 성숙한 개인으로서 만인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일수록, 공동체의 미래를 자신이 창조한다는 소명을 느끼고, 다양한 그룹의 목소리와 이해 갈등을 수렴하고 조절하여 공동의 목표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판의 소리도 기꺼이 경청하고 반대편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염려하는 사람들의 걱정을 긍정적인 관심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불평불만을 털어 놓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공동체 환경에 해독을 끼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어지럽고 혼돈스런 환경에서도 무엇이 큰 줄거리인지를 보게 만들고, 성공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모두에게 불어넣어야 합니다. 우리의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도 마음과 뜻을 합쳐서 저력을 살리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우리 자신임을 확인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체의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 행복과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이 한 몸을 던져 ‘산 제물’이 되겠다는 창조적 소명이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대망하는 지도자는 ‘죽어야 사는 길’을 몸과 마음으로 터득하여 영혼으로 던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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