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사회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입니다. 북한 수소폭탄실험과 로켓발사, 이에 대응한 남한의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 등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태입니다. 이런 한반도의 상황은 평화는 무엇이며, 무엇에 의해 평화는 얻어지는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어느 날 동막골에 미국 전투기 한 대가 추락합니다. 이후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미군과 인민군 그리고 국군의 기이한 동거가 동막골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국군은 물론 인민군과 연합군 그리고 이들이 무장한 수류탄, 총, 철모, 무전기를 본 적도 없는 동막골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것은 신기한 물건에 불과할 뿐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동막골에 추락한 전투기가 적군에 의해 폭격됐다고 오인한 국군이 마을을 집중 폭격하기로 하자 동막골을 지키기 위한 동막골의 국군, 인민군, 연합군의 목숨을 건 공동 작전이 시작됩니다. 동막골은 아름다운 풍광과 욕심 없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전원적이고 순수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전쟁의 위기 앞에서 동막골은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적들인 미군과 인민군 그리고 국군은 이런 동막골을 파괴하는 전쟁에 함께 맞서고 결국 전쟁을 경험한 남북한 군 4명의 폭격유도와 희생으로 지켜집니다.

평화는 남성적 폭력에 의존해 지켜진다는 역설을 이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평화는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폭력에 저항하므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너희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려고 왔다.” (마10:34)고 하셨던 예수의 말씀이 혹시 그런 뜻은 아닐까요?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들먹이는 이들의 간교한 속임수를 경계하고 불의와 정의, 평화와 거짓평화를 분별하는 힘이 필요한 요즈음입니다. 그리고 평화를 얻기 위해 중요한 것은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침묵이 아니라 거짓과 속임수를 폭로하고 적극적으로 불의와 거짓평화에 맞서는 것입니다.(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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